엄마, 슬픈 소식이 있어

우리 가족에게 또다시 슬픔이 드리웠다

by 평생사춘기

조직검사 결과를 들으러 병원으로 향했다. 한번 와봤다고 익숙해진 동선을 따라, 단번에 갑상선 진료소 앞으로 걸어갔다. 나는 접수를 하고 있었고, 언니는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했다. 자리에 앉을 틈도 없이, 문이 열렸다. "들어오세요."


들어가는 순간부터 의사 선생님의 얼굴을 살폈다. 담담한 표정으로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었다. 어려운 설명이 시작되고, 곧 "다행히도 양성입니다. 그래도 증식형 양성이니 수술해야 할 수도 있어 6개월 뒤에 다시 초음파를 봅시다."


나는 암 이어도, 아니어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다짐하고 또 했다. 양성이란 말에 힘이 쭉 빠졌다. '나도 모르게 긴장을 했었나' - 대기실에 있는 언니에게 결과를 전했다. 언니는 목에 걸린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다행이라고 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언니와 내가 나눠가진 목걸이였다. '나보다 더 걱정을 하고 있었구나' 무뚝뚝한 자매라 잘 표현하지 않는데, 언니는 많이 무서웠나 보다.


나는 하루를 앓아눕고 나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안 좋은 소식이 있어. 주희가 대장암 이래..." 외삼촌 딸, 아직 어린데, 우리 가족에게 또다시 슬픔이 드리웠다.




"엄마, 다행히 나 괜찮대. 엄마가 지켜주니까 난 다 잘 될 것 같아. 씩씩하게 감사하며 하루하루 지내고 있어. 엄마가 떠나고 세상이 많이 억울하고 원망스러웠는데, 받아들이고 나니 또 살아갈 힘이 생겼나 봐. 아직 희망차거나 의욕적이지는 않은데, 그래도 다 이렇게 살아가는 거 이왕이면 즐겁게 살아야지 싶어. 건강하게 지켜줘서 고마워. 그리고 언니를 내게 남겨줘서 고마워. 엄마처럼 의지하면서 살아갈게."


"그런데 엄마... 주희가 대장암 이래. 우리 외삼촌 불쌍해서 어쩌지... 외숙모 암으로 돌아가시고 이제 좀 웃으시나 했는데, 딸이...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 엄마가 있었다면 누구보다도 마음 아파했겠지. 엄마가 떠나고, 6개월도 채 안돼서 외할머니가 떠나셨는데, 우리 가족에 슬픈 소식이 자꾸 생겨서 마음이 너무 힘들어. 다잡은 마음이 자꾸 무너져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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