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11월 1일, 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엄마를 잃었다. 세상이 무너져 내린다는 말이 이런 거였구나, 갑자기 찾아온 불행을 견뎌낼 재간이 없었다. 나의 세상이 무너졌다. 그래도 늘 그렇듯 세상은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영원히 멈춰있을 것만 같던 내 시간도 흘러, 곧잘 웃기도 하고 행복한 마음이 찾아오기도 했다. 그렇게 2년이란 세월이 흘러 2020년 11월 1일이 되었다. 엄마가 아플 때, 병원에 있을 때, 야속하게도 참으로 예쁘게 단풍이 물들었었다. 엄마와 병원에서 함께 산책하며 보았던, 그 아름다운 단풍나무가 이제는 나에게 상처가 되었다. 온 세상이 단풍으로 물들어 사람들이 마음 설레어할 때, 나는 눈물부터 난다. 나에게는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애잔하고 가슴 시린, 그럼에도 고마운 풍경이다.
우리 집은 큰집이다. 어린 시절 보았던 제사 모습, 하나의 형식처럼 매년 지내던 제사, 하루 종일 음식을 하고 불편한 어른들을 마주하는 피하고 싶은 날이었다. 언니와 장을 보고 하루 종일 음식을 준비하며 깨달았다. 제사는 형식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거창하게 제사라고 부르기는 그렇지만, 그냥 그날만큼은 식구가 모여 엄마를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엄마가 존재하지 않아도 세상은 돌아가고, 우리의 인생도 흘러가지만, 우리는 엄마를 언제나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잊지 않았다고, 마음을 다해 외치고 싶었다.
"엄마, 잘 지내고 있어? 벌써 2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 다른 세상에서 잘 적응하고 있지? 내가 아는 엄마라면, 금방 친구도 사귀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지내고 있을 거야. 나는 솔직히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어. 길을 좀 잃어버려서 아직 헤매고 있는 중이야. 그래도 엄마 딸이니까, 나중에는 긍정적으로 잘 해내리라 믿고 있어. 엄마가 나에게 심어준 단단한 마음, 그리고 정직한 마음을 잘 지키고 있어. 엄마가 있었다면, 같이 고민도 나누고 응원도 많이 해줬을 텐데, 이제 내가 그 몫까지 해야 하니까 조금 더 힘이 들긴 해."
"종일 언니랑 장도 보고 음식도 만들었는데, 엄마가 와서 잘 먹고 갔나 모르겠네. 우리들 얼굴을 잘 보고 갔나? 엄마를 위해 준비한다고 생각하니까, 하나도 안 힘들었어. 든든한 언니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어렸을 때는 많이 싸웠는데, 엄마 말대로 정말 언니가 엄마 대신이더라. 언니가 있어서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래. 내가 언니에게 많이 힘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사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잘 모르겠어. 삶의 무게가 이런 건가. 나이가 들수록, 삶의 많은 것들이 더 쉬워지면서도, 더 어려워져. 지혜로운 엄마가 많이 그립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