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엄마는 무슨 생각을 했어?

내가 모르는 엄마의 시간들이 궁금해졌다.

by 평생사춘기

집에만 있다 보니 좀 걷고 싶었다. 평소 자주 가는 집 앞 이디야를 지나쳐, 10분 정도 더 걸을 수 있는 스타벅스로 향했다. 스타벅스로 가는 길엔 큰 아울렛몰이 있는데, 그 쇼핑몰 스포츠 의류 매장에서 엄마는 오랫동안 일을 했었다. 내가 미국에서 유학을 하던 시절에도 엄마는 매일같이 성실하게 일을 하셨고, 그렇게 버신 돈을 매월 꼬박꼬박 나에게 보내주셨었다. 나는 그 돈을 아끼고 아껴 월세와 생활비로 사용했다. 엄마는 항상 넉넉하게 보내주지 못하는 것에 미안해하셨고, 나는 그 돈을 한 푼도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 노력했었다. 나는 그렇게 엄마의 사랑과 정성으로, 온몸과 마음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인생을 살 수 있었다.


오늘 그 아울렛몰을 지나치며, 문득 그 시절의 엄마는 어떤 생각을 했을지,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어떤 시간들을 보냈는지 궁금해졌다. 내가 모르는 엄마의 시간들, 이제는 물어볼 수도 없는 그 시간들, 한 없이 눈물만 흐를 뿐이다.




"엄마, 오늘 엄마가 일하던 매장 앞을 지나갔어. 그때 엄마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어떻게 걷고 말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사람들과는 어떻게 어울렸는지, 퇴근길은 어땠는지, 너무 궁금해. 그렇게 힘들게 받은 월급을 고스란히 나에게 보내주고도 미안해하던 엄마가 있어서, 나는 그 시간들을 잘 견딜 수 있었어. 낯선 곳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느라 힘들어서, 한 번도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물어보지 못했던 것 같아. 이제야 엄마에 대해 모르는 게 자꾸 떠올라... 엄마의 소녀시절도 궁금하고, 엄마의 꿈도 궁금하고, 엄마의 친구들도 궁금하고, 엄마가 혼자 시간을 보냈던 방법도 궁금하고.... 다시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어. 다음엔 진작 더 많이 물어보고 관심 가져주고 사랑해줄게. 많이 보고 싶어,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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