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의 쉼표 : 하노이 & 하롱베이, 베트남
첫 모녀 여행, 엄마랑 언니랑 나랑 셋이서만 떠나는 여행이 처음인 것 같다. 왜 이제야 일까, 생각했지만 지금부터라도 매년 꼭 다녀야지 했다. 고맙게도 형부가 조카들을 봐주기로 하고, 4박 5일 일정으로 갈 수 있는 곳을 알아봤다. 엄마와 함께니 어디가 좋을까... 절경을 볼 수 있다는 하롱베이로 정했다. 하노이는 물가도 싸다고 하니 마음껏 맛있는 것도 먹고, 마사지도 받고, 나도 효도란 걸 해봐야지.
작년 벚꽃이 예쁘게 필 즈음, 엄마가 갑작스레 큰 심장 수술을 하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었다. 9시간의 수술을 기다리면서, 살 아내 주기만 하면 꼭 더 많이 시간을 보내고 잘해드려야지 했다. 회복을 위해 함께 2주 동안 꼬박 병원에서 붙어지내면서, 엄마가 나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구나, 이제 내가 엄마를 돌봐드려야 하는 때가 왔구나 느꼈다.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나를 바라보며, 가족이 있기에, 내 편이 있기에 힘이 났다.
하노이는 온통 오토바이로 가득 차 있었다. 매연이 뿌옇게, 경적 소리를 울리며 달리는 모습이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았다. 유독 향신료에 약한 엄마와 나는 유명하다는 식당에 가서도 조금 맛만 보고는, 숙소에 돌아와 컵라면을 먹으며 낄낄 댔다. 호텔 조식을 제일 맛있게 먹는 우리 엄마, 나는 그런 엄마를 닮았다.
엄마와의 첫 해외여행인데 더 좋을 곳을 갈 꺼려하는 후회도 했지만, 매일 밤 마사지를 받으며, 또 엄마 생애 처음으로 손과 발에 네일아트를 받으며 설렘 가득한 소녀 같은 엄마의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그래, 이제 내가 엄마의 우산이 되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