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나를 신뢰하는 순간

비긴어게인 : 나는 젊고 아름다운 사람이니까

by 평생사춘기


2019년의 끝자락이 손끝에 닿는다. 그 어느 해보다도 힘들었던,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 다시 빛을 찾아 한 걸음씩 걸어 나오기까지 많은 감정의 소모와 깨달음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누군가 내 손을 잡아끌어 길을 안내하듯이, 자연스럽게 더 밝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진다. 연초 바닥을 찍었던 감정, 4월 천천히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고, 8월 우연한 기회에 대만에서 강습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내 마음이 원하는 건 무엇인지, 더 가까이 더 깊이 나 스스로에게 다가가고 있는 느낌이다.


2020년 4월, 약속한 정규 강습이 끝나는 3월이 지나고 나의 여행이 시작된다. 하나씩 현실적인 준비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예방접종을 맞았고, 국제현금카드를 만들었고, 유심, 여행자보험, PP카드 등 필요한 정보를 리서치했다. 그리고 구체적인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다른 세계 여행자들과는 조금 다르게, 나에게는 춤을 추며 댄서를 만나는 것이 중요했다. 가고 싶은 댄스 이벤트와 여행하고 싶은 나라들을 적어내려 갔다. 그리고 그 점들을 이어나갔다. 4월 스페인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폴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크로아티아, 영국, 그리고 미국으로 넘어가는 동선을 짰다. 설레는 마음이 커져만 간다.


이 계획을 페이스북을 통해 해외 친구들에게 알렸다. 여정 동안 많은 댄서들을 만나, 춤도 추고 인생 이야기도 나누며 마음을 힐링하고 싶었다. 많은 정보와 초대,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중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던 메시지 하나, "Whatever your plans... do it now whilst you have your youth... Don't wait and good luck." 나이가 지긋한 댄서에게서 온 짧은 메시지, 그래 지금도 늦지 않았다. 나는 젊고 아름다운 사람이니까 - 미래에 대한 두려움, 나의 결정에 대한 의심은 접어두자. 마음속으로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듯 말하곤 했다. "스스로를 신뢰하는 순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깨닫게 된다." 누가 뭐라고 하든 나는 나를 믿는다. 어두웠던 길에 빛이 내리듯, 나의 길이 보인다. 나는 그 길을 따라 걸을 뿐이다.


크리스마스날 가족 식사, 아빠에게 나의 계획을 말씀드렸다. "그래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즐겁게 살아." 엄마도 없는 집에 혼자 남을 아빠를 생각하자니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였는데, 진심이 담긴 따뜻한 응원의 말이었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진실된 삶을 살고 싶다. 마음을 풍요롭게 채우고, 아름다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춤을 추며 영혼을 만나는, 나는 내 삶을, 나의 2020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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