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끝과 시작의 사이

비긴어게인 : 과연 시작할 수 있을까?

by 평생사춘기


2020년 1월 31일,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이다. 2011년 1월 25일 입사해서 9년 동안 열심히 마음을 다해 다닌 회사를 그만두는 날이다. 퇴사 전날까지 학회 세미나 발표를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보내게 되어 오랫동안 상상해왔던 그림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유종의 미를 거두며 당당하게 회사 건물을 걸어 나왔다. 그리고 회사 건물을 한번 돌아보고는 기찻길을 건넜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지난 10년을 성실하게 정직하게 긴 시간을 참으로 잘 견뎌온 나를,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용기 있는 나를 포근히 안아주며 토닥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내 인생의 한 챕터가 막을 내렸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4월 1일, 거짓말 같은 내 생일날,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들뜬 마음으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두려움도 한 가득이었지만 부딪혀보기로 한 이상, 여기까지 온 이상, 뒷걸음질은 없다며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리고 곧 좋은 기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스코틀랜드, 프랑스, 호주, 미국에서 강습 문의가 왔다. 며칠을 징징대며 아이처럼 발을 동동거렸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이름도 없는 내가, 유명한 댄서들 사이에서, 그것도 영어로, 잘할 수 있을까? 부담스럽고 겁도 났지만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기회였다. 그래, 다시 한번 나를 믿어보자.

그렇게 새로운 챕터를 차분히 준비해 가고 있었다. 2월 22일 토요일,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국을 크게 덮쳤다. 갑자기 늘어나는 확진자, 한국발 방문자 입국 제한 등 전 세계가 떠들썩했다. 3월 6일 현재 확진자가 6천5백 명이 되었고, 이제는 단순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고 있다.


며칠 전 캐나다 친구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안부와 함께, 'The world isn't giving you a sign. It's not a sign." 정말 오랫동안 고민해서 결정한 퇴사, 그리고 세계여행, 내 인생의 큰 변화를 앞둔 이 시기에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나는 과연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까?


20190807_170402.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