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기적처럼 다시 만난 인연

by 네로

나는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먼저 두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나의 삶을 바꾸어주신 고마운 분들, 지금은 세상에 계시지 않는 병원 원장님과 사모님께.


나는 1970년대 초, 강원도의 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때 우리 가족은 병원 옆 큰집에 살았고, 집 앞에는 펌프 우물이 있었다. 그 시절, 옆집에 막 개원한 병원에서는 우리 집 펌프물을 길어다 쓰셨다고 한다.

나는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병원 사모님은 갓난아기였던 나를 자주 보셨다고 했다. 노산 끝에 어렵게 낳은 아이가 나였고, 부모님은 나를 참 아끼셨다고 한다. 그 모습이 사모님께는 참 인상 깊었는지, 훗날 그분들은 “그때 나의 얼굴도 기억난다”며 말해주셨다.


시간이 흘러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우리 집은 삼촌의 손을 거쳐 병원에 팔렸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나는 어른이 되어 삶의 무게 속에서 갈 곳을 찾다 그 병원에 입사하게 되었다. 그것은 기적이었다.


그 병원의 원장님 내외분은 나를 알아보셨다.

“혹시, 너... 그 집 딸 아니니?”

세월을 넘어, 내가 기억조차 못 하던 유년기의 나를 기억해준 이들의 말에 나는 얼떨떨했고, 가슴 한쪽이 울컥했다.


그날 이후, 원장님과 사모님은 내게 부모처럼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셨다.

공부를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시고, 지칠 때마다 위로가 되어주셨으며, 마침내 대학 진학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셨다.

그분들의 사랑은 피로 이어지지 않은 인연도 가족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나는 지금도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

이 책은 나의 인생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그분들의 마음을 기억하고 전하고 싶은 기록이기도 하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말씀드린다.

원장님, 사모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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