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급 활용 방안 (1/2)

부장급이 동기부여가 가능할까?

by 쉬는건 죽어서

부장급 활용방안을 찾아라.. 후배가 이런 미션을 받았다면서 술자리에서 얘기를 꺼낸다. 팀장님이 걱정을 많이 하신다고. 새벽부터 메신저로 이런 고민의 방안을 찾으라며 연락을 하신다고.. 이렇게 새벽부터 압박을 하시는 분이 부장급의 고민을 알겠냐며 주거니 받거니 하던 술자리는 방안없이 마무리되었다.


다음날 맑은 정신에 후배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어서 구글링을 해보았더니, 대번에 "늘어만 가는 시니어 기자 ..활용방안 찾기 골몰" "거래소, 神의 아들 일시킨다..시니어 활용방안 골몰" "승진이 사라지는 회사, 보상과 동기부여 방식의 대안" .. 등등의 제목이 눈에 뗬다. 22년 5월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7.6%이고, 근로자 평균 연령이 44세가 넘는 나라에서 부장급이 40프로가 넘고 이들의 활용방안을 찾는 것이 비단 우리 부서만의 고민은 아니었던 것이다.


부장이 되기까지 심한 경쟁을 뚫고 올라와야 한다. 정치력으로 승부를 보든, 업무 성과로 승부를 보든, 어학 가점 점수로 승부를 보든, 그래도 부서에서 35%밖에 되지 않는 상위 고과를 8~10년의 근속기간 중에 4~5년 이상 받아야만, 즉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반 이상을 10명 중 3등, 4등 안에 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게 뭐 어려운가 싶을 수도 있지만, 과장/차장이 된 후에 몇년은 당연히 고과를 못 받는 것이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기간은 반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그렇게 4~5년 동안 집중해서 우위의 성과를 내고, 열정이 넘치는 40살이 갓 넘은 나이에 그렇게 부장이 된다.



4~5년 집중해서 달려왔으니, 한 해는 쉬어간다. 열심히 해도 고과는 안 나오니까. 하지만 그 다음 해가 되더라도 고과가 올라갈까? 쟁쟁한 부장급들 사이에서 보직장을 맡지 않으면 상위고과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제로다. 보직장 중에서도 못 받는 사람이 많은데, 보직장이 아닌 부장에게 갈 고과따위는 없다. 부서 내에서 우선 순위가 확실하기 때문에 갑자기 퇴직을 앞둔 임금피크제 부장님 바로 앞자리가 내 자리가 된다. 이때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진급도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눈에 안 띄는 자리에서 조용히 연명하자 혹은 보직장을 향해 달려가 보자. 사실 후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 대기업에서 쟁쟁하게 달리던 사람 중에. 하지만 새털같이 많은 날들의 학습으로, 이미 내 자리는 그게 아니란 걸 알고, 그렇게 하면 워라밸이 깨진다는 걸 알고, 그렇게 하더라도 그 끝이 부럽지 않을꺼라는 걸 아는 나이다. 그렇다면 전자가 될 수 밖에. 그리고 예전에는 부장들은 다 일 시키고 신문만 보지 않았던가. 왠지 실무를 하고 있으면 부끄럽기도 하고, 중요한 일을 하는 것 같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결과 대기업은 일 안하고 자리 보존만 하믄 틀딱이들로 가득차 버리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활용방안? 어떤 식으로 그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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