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후진국에 살며

영어에 퍼붓는 돈.. 10%라도 효과가 있을까

by 쉬는건 죽어서

"영어 환영사, xx 직원들도 처음 듣고 놀랬다." "자량스럽다"

바이든 대통령이 와서 국내 유수의 기업 회장들을 만나고 간 그 자리에 투자에 대한 약속, 민감한 정치적 속내 등이 아닌 영어 칭찬 기사들이 봇물을 이뤘다.


사교육에만 년 23조를 쓰는 나라에서, 그 중 영어를 제일 선행해서 시키고 있는 나라에서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구사하는게 아직도 자랑이 되고, 화제가 되고 있다. 구한말 시대 통역관이 제일 빠르게 정보를 얻어서 부자가 되던 시절도 아닌, 곧 AI가 통역사의 일을 모두 잠식해버릴 것이 걱정되는 이 global 시대에 말이다.


아마 진행되지 않을 것 같지만, 5세 조기 입학 얘기가 나왔을 때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는 앉을 수만 있으면 영어 유치원 보내겠다는 반응들이었다. 빨리 학교 가면 그것보다 빨리 선행 공부를 시키면 된다는 (어쩌면) 당연한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영어 선행 교육을 시키는데, 학생들 실력이 많이 좋아졌을텐데, 왜 우리는 아직도 영어 잘하는 것에 열광할까?


회사에서 최근 신입사원들이 들어오면 영어 등급이 다들 높아서, "영어는 당연히 잘하죠?"라고 묻는다. 그러면 10명의 8~9명은 쭈삣거리는 표정을 지으며 "자격증만 있어요."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잘하는 1~2명은 어학연수, 유학 등의 경험자.


우리의 영어 교육은 목적지부터 잘못 되었다. 유치원, 초등 저학년까지는 영어유치원에서 이어지는 회화 중심의 교육, 초등 고학년~ 고등까지는 학교 등급을 세우기 위한 어려운 단어/문장 중심의 교육, 대학교에서는 회사를 들어가기 위한 등급 따기 교육. 순간순간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영어 후진국.


의사소통을 위한게 외국어 학습의 목적이니, 학교 교육을 회화 중심으로 바꾸고, 대입시험도 회화 중심으로 재편하면 일관성 있게 교육이 가능할 것 같은데, 누가 그걸 바꾸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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