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무화과

뾰족한 코처럼 모난 마음이 준 결말

by 봄여름가을동화

기다림을 포기할 때 즈음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무화과. 올해도 기쁘게 사온 무화과의 첫 맛을 느끼며 이 책을 펼친다.

이야기의 결말이 재미있어서 그런지 그동안 유념하지 않았던 글들이 이제야 들어온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나? 할 정도로 보이지 않았던 의사선생의 성격묘사가 눈에 들어온다.

작가는 처음부터 강아지에게 모질게 구는 모습에서 뒤에 나올 이야기를 미리 규정지어 놓고 있었는데 이제야 보이다니 ...하며 더 섬세하게 바라본다.

돈 없는 아픈 환자에게는 약도 주지 않던 온정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의사에게 아픈 이를 빼줘서 고맙다며 할머니는 돈대신 신비로운 무화과 두 개를 놓고간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무화과를 먹은 못된 의사의 삶엔 후회만 남게 된다.

할머니가 놓고간 무화과는 먹으면 상상하는 데로 꿈꾸는 데로 이뤄진다. 마법의 램프에 소원을 빌면 이뤄지는 것처럼. 처음 의사는 그 말을 믿지 않고 한 개의 꿈을 버리게 되고 두 번째 무화과는 접시에 놓고 잠시 볼일을 보러 간 사이 개가 먹게 되는 바람에 개의 꿈이 현실로 이뤄져 버린다.


개의 꿈은 개가 의사가 되고, 의사가 개가 되는 것이었다.


착한 일을 하고, 잘했다며 손에 '마법의 무화과'가 두 개 생긴다면 난 어떤 꿈을 현실로 꺼낼까? 하는 유치하기 그지없는 재밌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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