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칼 Oct 30. 2022

아이의 성취=엄마의 자존심?

엄마들의 승부욕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엄마에게 모든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오늘은 그 감정 중에서 엄마의 자존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요.




"아이들은 모름지기 도전해서 성취하는 경험을 해야 한다"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자라는 아이들에게 스몰 윈의 경험은 자존감을 높여 주기 위한 주요한 경험으로 여겨집니다. 그러기 위해 특별활동을 하는 것을 권합니다. 


우리 집 삼 형제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진작부터 이러한 지식으로 중무장한 엄마이니 당연히 적절한 활동을 찾았답니다. 


큰 아들은 초등 때부터 뭔가를 조작하고 만드는데 흥미를 보였어요. 

그래서 초등 저학년 때부터 로봇을 시켰어요. 

작은 아들은 전략적인 사고를 즐겨하는 것 같아 유치원 때부터 체스를 시켰더랬습니다. 

물론 본인들이 흥미를 보이고,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시작하였어요. 

처음 시작에는 큰 기대나 욕심 없이 뭐든 하면 된다 생각했어요. 

작은 성취를 이루기 위함이 목적이었기에 작게 만족하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스스로의 재능이 발견되고 흥미가 유지되면 그때 본격적으로 시켜야지.. 가벼운 마음이었지요. 


그렇게 학교 방과 후, 동네 문화센터에서 시작한 취미가 특기가 되기 시작했고, 

조금씩 보이는 성과에 엄마는 마음을 먹었죠!


'제대로 시켜야겠구나!' 


그때부터 전문 교육센터를 알아보고, 개인 레슨도 시켰어요. 

"싹수가 보인다"는 주위의 평가가 엄마를 춤추게 했다지요. 


그래서 결국 두 아이는 나름의 좋은 성과로 세계대회도 나가고, 유소년 대표도 하면서 성취를 이룬 것 같았어요. 그때부터 엄마는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정진해야 한다"는 흔한 다짐으로 고민했습니다.

주위에서 온갖 칭찬과 회유를 받으니 엄마의 마음은 흔들리는 갈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하지만,

초등을 졸업하면서 모두 그만두게 됩니다. 

이유는 '이제 공부해야지...'라고 했지만, 


그 속에서,

아이들보다 강한 승부욕을 드러내는 엄마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아마도 저를 포함해서... 


레이팅이 많이 낮은 상대에게 지고 우는 아이, 그 아이를 혼내고, 코치를 닦달하는 엄마, 

같은 팀원의 실수로 라인을 이탈할 때, 아이를 나무라며 불만을 보이는 엄마들. 

아이의 승리가 마치 자기 자랑인 것처럼 온 동네 자존심 세우는 우리의 모습에서 더 가면 안 될 것 같다는 각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뭐 하고 있지?' 아이들의 시합날에 하루 종일 붙어서 게임 결과를 기다리고, 결과에 따른 보상도 너무 크게 치르게 되었어요. 더 잘하기 위해서, 더 좋은 승부를 위해서 끝없는 엄마의 승부욕이 과한 욕심으로 변하였습니다.  


그저 아이가 좋으면 된 것을, 아이의 성취를 축하하고 그 부단한 노력의 과정을 칭찬해주면 좋았을 것을...

너무나 잘 아는 육아의 원칙이 승부의 현장에서는 어렵더라고요. 

결과에만 집착하게 되는 엄마들... 은 왜 그랬을까요?


혹시나 아이의 성취로부터 나의 자존심을 얻기 위함 아니었을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과 그때 나의 헛발질이 사뭇. 쑥스럽기도 합니다. 

부모들이 대리 만족하기 위해 아이들을 자신의 뜻대로 키우고자 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아이를 위한 것이라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나만 모르는 내 욕심이었겠지요. 




이제는 대학생이 되어 전혀 다른 진로를 가고 있는 아들들에게 물어봤어요. 그때 그만둔 것 후회하지 않는지. 

"그만두길 잘한 것 같아요. 내가 정말 좋아했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물론, 그 과정에서 얻은 것도 많았다 생각합니다.  


'얘들아, 미안하다^^ 아마도 너의 이기는 모습을 엄마가 좋아했나 보다! 그 성취가 나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거라 착각했던 것 같네..' 


전하지 못한 엄마의 마음이랍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