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기록

빠른 길이 지름길일까?

급하지 않으니 돌아가자.

by 부키

주말오전에는 책을 반납하고, 새로 빌려오는 일과가 종종 있어요. 예약을 하고 기다리는 경우에는 며칠의 여유를 주면서 빌려가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평일에는 촘촘하게 채워진 일정들로 느긋하게 도서관에 가지질 않아요. 그래서 주말 아침에 집을 나서는 경우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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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신간의 경우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곤 하는데요. 동네 서점에서 책을 받고 반납도 합니다. 집 가까이에 있는 서점이에요. 독립 서점은 아니고요. 중고생 문제집 왕창 많이 있는 그런 서점입니다. 가까운 곳에 독립서점, 혹은 '동네 서점' 있으면 좋겠다 싶지요. 아쉬운 대로 이곳을 잘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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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반납하고 예약한 책을 찾으러 가야 합니다.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에 도서관이 있어요. 동네 서점에서 큰 대로를 건너고 조금만 걸어 내려가면 도서관이 나옵니다. 하지만, 늘 선택하는 길은 다른 길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두 갈래의 갈림길에서 빠른 길이 아닌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기 시작했어요. 공원을 끼고 빙 둘러 가는 길입니다.



비가 오는 날은 비가 와서 돌아가고요. 햇살 좋은 날은 햇살이 좋아서 돌아갑니다. 천변에 자란 무성한 풀도 보고요. 가뭄에 말라 버석거리는 나무도 봅니다. 공원길을 열심히 걷고 달리는 노익장들도 빠질 수 없습니다. 그 와중에 핸드폰만 열심히 보면서 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 좋은 길에서 핸드폰만 보는 모습도 신기합니다. 나무도 보고, 꽃과 풀도 보고, 그리고 사람도 보고요. 부지런히 걷기도 합니다. 손목의 스마트 워치는 걷기 기록을 경신하고 있어요.



도서관 가는 길에 산책을 하는 것일까요?

산책을 하기 위해 도서관에 가는 것일까요?



아무래도 좋습니다. 옇든, 도서관에도 가고, 산책도 합니다. 빠르게 걷기도 하면서 운동 없이 삭제될 뻔했던 주말을 겨우 살리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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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 둘러 돌아온 길 끝에 도서관이 보입니다. 날씨도 끝내주는군요!


지름길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봤어요.

지름길
1 멀리 돌지 않고 가깝게 질러 통하는 길.
2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맞아요. 지름길로 쉽고, 빠르게 질러가야 합니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을 의미해요. 하지만, 이렇게 공원을 둘러가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1. 도서관에 간다는 일차적 목적을 달성한다.

2. 부족한 운동을 걷기로 대체한다.

3. 도심 속, 작은 자연을 만끽한다.

4. 글감을 얻는다.


1타 4 피입니다. 한 번에 네 가지의 효용성을 얻었어요. 빠른 길을 이용해 도서관에 가서, 남은 시간에 걷기도 하고, 자연도 만나고, 글감도 얻고 할 수 있었을까요?



그러니, 이렇게 둘러 가는 길이 지름길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는데, 급하지도 않으면서 돌아가지 않을 이유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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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도서관에서 데려온 책들입니다. 아직 못 읽은 책도 많지만, 안 읽은 책도 많습니다. 어느 순간 제대로 된 독서가 단절된 시기가 있었어요. 책을 읽는 것도 실용서, 전공서 위주로 읽고 늘 미뤄두게 되는 책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 그러한 책들을 다시 찾아보면 대부분 이미 대출이 되어 예약이 많더라고요. 예약을 하고, 망각 속에서 순서를 기다리다 보면 연락이 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타이밍은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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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도착한 책들이에요. 토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루키의 신작을 예약했더랬죠.

그리고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미생,

만화의 DNA가 슬금슬금 올라옵니다.

아무래도 미뤄둔 책은 당분간 계속 밀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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