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이라는 것

사춤 치기

Nov 6. 2023

'누가 뭘 부른다고?'

클립 영상으로 올라온 것을 보고 얼른 클릭을 해서 들어가 보았어요.

익숙한, 예전에 '한 노래하던 언니들'의 모습이 플레이됩니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요즘 가수, '뉴진스'와 '청하'의 노래였어요. 반가운 마음보다 경탄스러운 그런 감정이었어요.

맞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예능프로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 프로의 주인공이 오래된 가수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프로의 주인공 중 두 명의 가수의 클립 영상이에요. 인순이가 뉴진스의 'Hype boy'를 부르고, 이은미가 청하의 '벌써 12시'를 마치 자신들의 노래처럼 만들어 '불러 버리는' 영상이었습니다. (영상은 하단에 첨부할게요.)

싱어게인 3 가수, 골든걸스 인순이, 이은미, 방송 영상 화면

그리고, 또 한 명의 놀라은 분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한참 전에 유행한 노래의 가수, 아마도 '서울패밀리?'라고 기억하는 분의 노래였어요. '이제는'이라는 곡입니다. 아마 이 곡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세대의 기준이 될 수도 있는 그런 곡입니다. 물론, 저는 잘 아는 곡이에요. 더 중요한 것은 그 가수가 이렇게 열창을 하다니요. 모르긴 몰라도 나이가 60세는 훨씬 넘었을걸요.

2024년이 되면 가장 주목해야 하는 세대는 X세대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인구 중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특히, 가장 소비력이 강한 집단이기도 합니다. 물론, 새로운 소비세대로 진입하는 20대와 성장하고 있는 30대도 주목해야 하지만, 이전 사회와 다르게 중년의 맨파워가 커진 것이 큰 변화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TV 프로나, 광고 등과 같이 다양한 미디어에 중년들의 등장이 많아졌어요. 또한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이나 마케팅도 눈에 띄게 증가했음이 느껴집니다.

문제는 그렇게 재 등장하는 그들의 모습이 지금, 이 시간에 어필할 수 있는가예요. 같은 세대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추억을 소환하는 역할로 충분하다 생각하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의아하면서도 너무나 생경한 모습일 수 있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고요. 성장을 떠나 이제 성숙의 단계에 있는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좋은 영감을 주기 충분합니다. 그저 흉내만 낸다거나, 억지로 만들어 내는 퍼포먼스라면 찬사를 받기 힘들었을 거예요. 오롯이 자신들의 영역으로 가져와서, '보란 듯이' 나의 것으로 재가공해서 내놓는 그들의 모습이 존경스러웠습니다.

또한, 예전 전성기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이젠 시간이 흘러 그 기량이 그때만 못할지라도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는 도전과 용기, 역시 큰 감동이었어요. 나이를 핑계로, 세월이 흘렀음을 이유삼아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고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해보고자 하는 열정이 있고, 그에 충실하게 도전하는 것은 미래의 어떤 큰 그림보다 현재에 집중하여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클 거예요.

계속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일까요? 저는 그보다 성숙한 사람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온통 성장만 강요하는 사회에서 현재에 집중하고자 하는 기준을 성숙해지기로 하면 어떨까요? 외형적인 성장에 치중하느라 속 빈 강정이 되는 것도 모르고 지내온 시간이 있습니다. 발전하는 사회에서는 그런 사람에게도 기회가 오지요. 모두가 넉넉하기도 하고요. 외형적 성장을 지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시기에는 '진짜가 가려진다'라고 해요. 내실 있는 기업이 살아남고요. 속이 꽉 찬 사람을 신뢰하는 시간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