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책의 단상 05
11월이 시작되었으니,
이젠 늦가을로 한다.
낙엽의 바스락 거림이 더하고,
밟으면 먼지가 일 만큼 다 비워져 있다.
가을이 무르익어 가면,
가을을 보내기보다 겨울 맞을 준비를 한다.
서운해서 보내지 못함이라 생각하지만,
겨울의 웅장함에 압도됨이 더 크다.
조바심으로 가을을 배웅해야 함이다.
올해 처음 식재 된
공원의 댑싸리가 핑크로 물들었다.
내년에도 이 자리에서 만나게 될지.
누구도 기약할 수 없다.
그럼에도, 꿋꿋이 버텨서
더 크고 원숙한 모습이 되기를 기대한다.
나도 그렇게 이 자리에 다시 서고 싶기 때문일까.
늦가을은 겨울과 겹친다.
겨울을 배려하고, 나를 배려한다.
그래서 가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