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각형인간 트렌드'는 완벽을 지향하는 사회적 압박을 견뎌야 하는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면서 하나의 놀이다.
요즘 '트렌드코리아 2024' 함께 읽기를 진행하고 있다. 어제 읽은 트렌드 키워드가 '육각형인간'이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육각형 그래프를 의미한다. 6개의 꼭짓점에 주요 요소를 대응시켜, 달성도 혹은 만족도 등을 표시하는 그래프이다. 골고루 뻗어 육각형에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는지, 혹은 한쪽으로 치우쳐져 비대칭으로 나타나는지, 다양한 자료에서 볼 수 있다.
육각형은 완벽을 뜻한다. 잘 알려져 있듯이 벌집의 모양도 육각형이다. 정삼각형 6개를 안정적으로 이어 만드는 모양, 빈틈없이 평면을 채울 수 있는 도형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육각형으로 분석되는 것을 선호한다.
요즘 젊은이들의 트렌드에 육각형인간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들의 세대 내부에서 치열한 경쟁과 자기 검열의 스트레스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끝에 육각형인간 같은 완벽한 모습이 있다.' 6개의 각 꼭짓점에 완벽한 인간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을 대응시키고, 내가 얼마나 도달하고 있는지 과시하는 그런 트렌드이다. 주목해야 하는 키워드의 특성이, '담쌓기', '수치화하기', '육각형 놀이'이다.
6개의 요소에는 타고난 집안, 타고난 외모 등이 있기 때문이다.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져 있는 꼭짓점들이 있다. 내가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중요하게 자리 집는다. 태어나 보니 우리 부모님의 자산이 상당하다던가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다던가, 태어나 보니 나의 외모는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수준이라던가... 뭐 이런 것들.
그래서 벌써 자격 미달인 사람들이 생기고, 선이 그어진다.
선이 그어지는 것이 모자라, 벽으로 만들어진다. 선이 그어지면, 뛰어서 넘을 수 있지만, 벽으로 경계가 지워지면 날아야 한다. 날개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벽 안의 세상이 된다. 벽 안에 남아 있기 위해서는 수치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나름의 방법으로 완벽을 드러낸다. 욕망을 놀이로 희화화한다. 의도적으로 현실을 과장하는 것이다. 단순한 모방이 아닌 것이다.
"닌 먼저 이를 닦아. 그리고 뱉어내지, 다 닦고 나면 앞으로 몸을 기대. 여기서 잠깐 정지. 이제 나 자신에게 말해. 요 이.쁜.것."
그렇게 젊은 세대는 가질 수 없는 욕망과 공존하고 있다.
완벽을 지향하면서도, 닿을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욕망으로 어떻게 삶을 지탱해 나갈지 염려스럽다. '노력하면 모든 할 수 있다!'는 노력 신봉 광화국의 잔소리를 일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더, 염려스럽다.
"열심히만 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어!"
"네가 미달인 것은 노력이 부족해서야!"
그래서 육각형을 노력으로 채워야지 다짐하며 '갓생 살기'에 돌입하는 젊은이들이 우려된다. 누구나 노력한다고 '김연아' 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박태환' 선수가 노력이 부족해서 '펠브스'가 되지 못한 것이 아니다. 노력을 작동하도록 하는 기저의 무엇이 있다. 타고난 재능이라고 하기도 하고, 환경이라고도 한다.
그러니, 전략을 바꿔야 한다.
내가 노력해서 나의 재능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내가 바꿀 수 없는 환경을 탓하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나는 나의 육각형을 만들면 된다. 가장 나다운 나만의 육각형.
내가 생각하는 가치 있는 삶의 태도와 성취로 6개의 꼭짓점을 채우면 된다.
그리고 SNS의 허상에서 벗어날 것.
프랑스와 한국의 중산층 기준
한국
1.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소유
2. 월 급여 500만 원 이상
3. 2,000CC급 중형차 이상 소유
4. 통장 잔고 1억 원 이상 보유
5. 해외여행 1년에 1회 이상 다니는 정도
프랑스
1. 1개 이상 자유롭게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을 것
2. 직접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하나가 있을 것
3. 다룰 줄 아는 악기 한 가지가 있을 것
4.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 하나가 있을 것
5. 공분에 의연히 참가할 것
6. 약자를 도우며 봉사를 꾸준히 할 것
프랑스에 가서 살 수는 없으니, 이곳에서 나의 기준을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