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더불어 요령 껏.
일주일을 기다려 온 '폭싹 속았수다'의 마지막 편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뜨끔하다.
'뭐지?'
팔을 들지도 못하겠고
앉지도 서지도 못하겠는 통증이
'담이 들었나?'
'드라마 보면서 너무 웃었나?'
독서 모임에서 이루어진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자니,
웃을수도 없고, 대화창에 답을 할 수도 없는 통증이 왔다.
'내일은 잘 쉬어야 겠다. 쉬라는 계시인가 보다'
풀어져야 마땅한 근육의 뭉침은 지속되고
통증은 가시지 않지만 곧 좋아지리라는 막연한 게으름에 토요일 오전을 보내니
병원 진료를 놓쳤다.
누워 자는 것이 불가능한지라 소파에서 자는 둥 마는 둥 날을 새고
일요일에 문 여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보는데(휴일 진료가 얼마나 감사한지)
"오십견이시네요"
우려했던 목디스크라던가, 거북목이라던가의 문제는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
'오십견은 특정 원인이 없다던데?' 굳이 항변하지만,
늘 염려스러웠던 자세의 문제와 운동 부족으로 인한 발병임을 내심 받아들인다.
꾸준한 물리 치료와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는 다짐을 받고 치료 후 귀가.
그 때부터 나의 슬기로운 오십견 생활이 시작된다.
우선 머그컵을 가벼운 것으로 바꾼다.
애용하던 도자기 컵은 치우고, 가볍디 가벼운 강화유리 컵으로 내놓고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쿠션과 찜질팩을 소파 주변에 배치하고
어깨가 아프니 할 수 있는 것은 독서뿐이라며 책도 함께 배치
당분간 집안 일은 너무 버거우니 주말에 집에 오지 않아도 좋다고 통보하고
냉장고에 남은 음식으로 단촐한 식사를 챙기며 나중에도 이렇게 간소한 식사를 하고자 다짐
잘 누워 자는 것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며 통증을 줄이는 자세를 찾아내고
자세를 바꾸는 모든 동작을 유심히 조율한다.
주사도 맞고, 약도 먹고, 통증에 익숙해지며 요령이 생기니 며칠만에 책상에 앉는 것이 가능하다
급작스런 통증에 어떻게 대응할지 터득하기가 쉽지 않고,
통증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연민도 생긴다.
얼마나 아프셨을까...
이제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할 시간이다.
나의 슬기가 더불어 늘어나길 바란다.
건강이 최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