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by 고명환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사업가 (혹은 개그맨) 고명환 작가의 다음 책이 나왔다. '고명환의 독서 내공'이라는 부제를 달고서. 독서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작도 인상 깊게 읽었기 때문에 도서관 희망도서로 예약하여 출간된 지 얼마 안 된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보았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독서의 3단계
무기가 가득한 나만의 서재 만들기
그중에서 독서의 3단계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니체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오는 인간 정신 변화의 세 가지 단계(삶의 3단계)인 낙타> 사자> 어린이를 비유해서 단계를 설정한 것이 흥미로웠다.
주어진 길을 걸어가는 낙타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사자
가장 나답게 자유롭게 노니는 어린이
낙타 단계 :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만,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어리둥절한 단계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 다른 이들의 추천 도서를 읽으면 된다.
뇌 속임 독서법 : 취침 전, 기상 직 후 책을 1분 정도 만난다. (여러 감각을 이용하여)
책을 망가뜨리는 연습을 하라
스스로 독서의 길을 찾기에 역부족인 상태이다. 아직 독서력이 길러지지 않은 상황이라 책을 고르거나, 꾸준한 습관을 갖기 어려운 때이다. 시작은 하였지만, 지속하는 힘이 부족한 시기이다. 이 때는 나름 '유명한' 책 위주로 읽어도 좋다. 나의 길보다는 주어진 길을 충실하게 가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인의 독서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핸드폰 등의 디지털 기기라고 할 수 있다. 기상 직 후, 취침 직 전에 책을 접함으로 해서 뇌에 책을 가까이하는 회로를 심어야 한다.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싶지만, 뇌과학의 여러 근거를 살펴보면 그럴듯하기도 하다. 잠자리 옆에 늘 책을 두고 자는 습관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이 단계에서는 '과시적 독서'도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좋아하고 잘 읽는 사람으로서의 부케를 키워보기' 시작이다. 서점에 다니고, 꼭 책을 사거나 읽지 않아도 그곳에서 책과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약속도 서점에서 하고, 문구류 등을 사기 위해서도 간다. 재미있는 책, 흥미 위주의 책으로 시작해도 좋다. 단지 사기만 하고 읽지 않아도 여전히 독서로 간주해 주는 시기다. 쌓아두면 언젠가 읽을 기회가 올 것이다. '책은 산 것 중에 읽는 것이다'라고 하지 않던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책을 지속적으로 읽기 위한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여러 시도를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독서 시스템을 시도해 본다. 책을 읽는 장소, 시간, 방법, 정리 습관 등이 해당된다. 다시 말해, 루틴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해보는 시기이다.
사자단계 :서점 구석구석을 어슬렁 대며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르는 시기
10쪽 독서법
노트 정리 말고, 마음에 정리한다
독서 모임에 나간다
나만의 큰 문장을 갖고, 아침에 시 한 편을 읽는다
잘 팔리는 책을 모아 놓은 평대를 지나 책장의 한 구석에서 나만의 책을 찾아내는 단계이다. 베스트셀러쯤 무시하고, 책을 고르는 안목이 생기는 시기이다. 나만의 독서 습관과 독서력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 때이다. 고 작가는 10쪽 독서법을 소개한다.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병렬독서를 하는데, 모두 10쪽씩 읽는다. 개인마다 권수의 차이가 있다. 2-3권으로 시작해서 5-10권으로 확장시킨다. 작가의 전작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에 소개되어 많은 유행을 일으킨 독서법이다. 'N 쪽 독서법'으로 시도해 보았다. 하지만, 읽는 분량이 고착되어 있던 상태라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10쪽씩 여러 권을 읽는 것을 '엉망진창의 힘'이라고 한다. 다양한 분야를 섞어 읽는 것에 대한 예찬이다. 평소 병렬 독서를 하고 있는 나도 찬성하는 바이다. 분량은 개인차이가 있다.
독서 모임에 나가는 것도 적극 동의한다. 독서 모임은 책을 강제로 읽게 하고, 읽은 책을 다시 새롭게 읽게 한다. 타인의 생각을 듣고, 나의 생각을 입 밖으로 내놓은 경험은 혼자 읽는 것과 비교할 수 없다. 책은 함께 읽을 때 그 의미가 배가된다. 독서 모임에 적극 참여하기를 나 역시 권한다.
책을 읽고 나면 기록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고 작가는 기록이 쉽지 않다고 한다. '10쪽 독서법'이 인기를 끌면서 해당 출판사에서 '10쪽 독서법' 기록을 위한 노트를 제작한 적이 있다. 하지만, 작가의 솔직한 심정은 '원하면 하시라'는 것이다. 기록보다는 읽고 마음에 담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기록을 한다. 기록을 하는 것이 마음에 담는 하나의 방법이다. 독서 기록을 하는 것은 글을 쓰는 또 하나의 연습이며, 책을 정리하는 방법이다. 나는 적극 추천하다. 물론 나의 독서 노트, 독서 기록 시스템을 갖고 실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책 읽는 것만도 벅찬 낙타 단계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 사자 단계라면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평소 독서 노트를 쓰는 사람으로서 '나'는 적극 추천한다. 단,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어린아이 단계 : 사유와 깨달음의 단계, '한 줄' 읽고, '한 시간'의 사유를 한다
느린 독서를 한다. 고요의 시간을 갖는다
'메신저'가 되는 시기
'무기가 가득한 나만의 서재' 만들기
이 단계에 오면, 독서량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양질 전환의 법칙이 성립한 단계이다. 단 몇 페이지를 읽어도, 삶의 지혜를 얻는 사유를 할 수 있다. 빠르게 읽어 내는, 해 치우는 독서가 아니다. 읽고 생각하는 고요의 순간을 갖는 단계이다. 읽은 것을 바탕으로 남을 이롭게 하는 '메신저'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읽은 책과 준비할 책으로 '무기가 가득한 나만의 서재'를 만들 수 있다.
아직, 어린아이의 단계에 이르지 못함은 확실하다. 지금도 한 달에 몇 권을 읽는지가 관심사이기도 하고, '메신저'가 되기에는 여러 가지 부족한 자질이다. 가장 부족한 것은 사유의 깊이, 생각하는 힘, 생각을 발산하는 능력 등이다. 이를 키우기 위해 책을 읽고 있는 것이니 조급하면 안 된다. 이 시기에 오면 나만의 독서 루틴이 완성될 것이고, 가장 나다운 독서를 하게 될 것이다.
'무기가 가득한 나만의 서재' 만들기도 매우 흥미롭다. 이렇게 책장을 정리하는 것도 좋겠다. 3개의 책장이 필요하다. 첫 번째 책장에는 '나의 인생을 완성시켜 주는 책들'을 모셔놓는다. 어쩌면 나의 인생책이라 할 수 있는, 언제 읽어도, 어느 페이지를 읽어도 울림을 주는 그런 책들이다. 이 책장을 채우는 것이 독서력의 완성 일 수도 있겠다. 두 번째 책장은 '지금 이 순간 도움이 되는 책들'로 채운다. 지금 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 나의 일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담긴 책일 것이다. 실용서뿐 아니라, 다방면의 책이 가능하다. 세 번쨰 책장은 '미래를 준비하는 책들'로 채운다. 새로 구매하게 되는 책들, 읽어야 할 책들, 트렌드를 공부하거나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읽어야 하는 책들이다.
아직, 첫 번째 책장을 채우기도 벅차다. 벅차기는커녕 거의 텅 비어있을 것이다. 아마 어린이아의 단계에 다다르면 조금씩 채워질 것이다. 세 번째 책장을 채우며 두 번째 책장으로 책을 이동시키게 될 것이다. 그리고, 꾸준한 독서로 첫 번째 책장을 채우지 않을까.
나의 독서 단계는 어디일지 생각해 본다.
낙타 단계를 벗어나고자 애쓰면서, 사자 단계에 한 발을 내딛는 그 어디쯤이면 좋겠다. '책으로 현명해지기'를 슬로건으로 쓰고 있다. 어린아이 단계까지 가봐야겠다. 기필코!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