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자유니까요.
'젊은이의 귀촌기'를 책으로 읽었어요. 귀촌에세이쯤 되겠네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귀촌'이라는 주제는 늘 궁금하거든요. 그렇게 살아보고자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구독하고 있는 브런지 작가님들 중에도 귀촌의 일상을 글로 써주시는 분이 계세요. 반갑게 읽고 있습니다. 대리만족쯤 되려나요. 미리 배운다 여기며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부모가 자식에게 권해서 귀촌하게 된 경우예요. 그러니 우리의 그것과 조금 다르기도 합니다. 부모님 소유의 땅과 집에서 시작하는 것이니까요. 실제로 땅과 집을 구하는 일이 귀촌의 시작이면서도 가장 높은 허들 아닐까요? 그럼에도 작가의 귀촌은 대부분의 모든 귀촌인들이 겪어야 하는 것들에 더해서 젊은 사람이 감내할 것들을 함께 이야기합니다. 그럴 수 있겠구나 싶은 대목이 있어요.
저도 아이들에게 물어본 적 있어요. "시골에 가서 살면 어때?"
"나는 도시의 야경이 좋아요. 빌딩 숲도 나쁘지 않은데!", "시골에 가면 벌레도 많고, 놀 거리도 없지 않나요?", "나는 나무 많은 곳에서 사는 것은 좋은데, 집은 쾌적해야지. 길도 깨끗하고."
아이고. 귀촌을 권하기에는 틀렸습니다. 아직 집 밖이라고는 학교 기숙사가 전부 였으니, 경험의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어릴 때, 그렇게 들로 산으로 데리고 다녔는데 몸에 내재된 기억이 없나 봅니다. 아니면, 친척 집에서 겪은 시골 체험이 그리 편하지는 않았을까요? 낚시하고 조개 캐러 다니던 시간을 아주 재미있어했다고 생각했는데요. 그건 가끔 하면 좋을 그런 것이었을까요.
도시를 떠나 '시골'에 가서 산다는 것은,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현재의 나에 집중하기 위함입니다. 당장 손 봐야 하는 것들이 천지고요. 어제의 잘못을 반추하기에는 너무 피곤할 거예요. 미래의 계획을 궁리하기엔 오늘의 성취가 충분할 테니까요. 그래서 '로망'이라고 합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아. 얼마 못 살고 다시 도시로 간다고 할걸?'
낯선 곳에 정착해야 하는 어려움, 익숙하던 것을 떠나 다시 설정해야 하는 기본 값들, 겪어보지 못해 모르고 있는 난관들이 많을 거예요. 단순하게 텃밭 가꾸고, 정원에 꽃나무 심는 정도의 일은 아닐 거라 말합니다.
그래서 단계별로 진행해야겠습니다.
주말 농장 정도는 거뜬하게 잘하는 남편 덕에 1단계 통과
주말에 기거하는 5도 2촌을 먼저 시행해보고,
5도 2촌을 4도 3촌으로 늘려보고,
적응기가 끝나면 2도 5촌 정도로 전환하기
아이들이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으니, '도'의 생활을 완전히 청산할 수는 없어요. 게다가 한 곳에 모여 있지 않기에 엄마가 부지런히 다니며 챙길 것들이 있습니다. '주말에 집에 갈래요'라고 했을 때, '어느 집에?'라며 선택권을 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편하게 힐링하기 위해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주말의 용도에 따라 선택하도록.
상상만도 즐거운 시간입니다.
상상이니까 즐거운 것이라는 것도 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