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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H Mar 11. 2021

비의 노래

영화관 가는 것을  좋아했는데  소박했던 여가활동이 쉽지 않은 일이 돼버렸다. 


왠지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고 싶어서였을까? 영화 ‘미나리 개봉한 다음날 용기를 내어, (사실 용기를 내었다고 하기엔 일부러 좌석이 얼마 되지 않는 동네 작은 부티크 스위트룸이   오전 시간을 골라) 극장에 갔다. 티켓을 확인하는 직원도 없이 QR코드를 찍고,  체크를 하고, 자율 입장을 했는데 정말 아무도 없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조금은 쓸쓸하기도 했다. 영화는 담담한 톤이지만  무거워 답답함도 느껴졌고, 내려놓을  없는 꿈을 이룬다는 것도, 그것을 함께 하거나 지켜봐 주는 가족이란 존재도 누구보다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굉장한 호평을 받아서 한껏 기대를  마음이 철썩. 내려앉기도 했다. 어쩌면  타이틀에서 오는 강한 생명력의 상징성이 주는 희망을 기대한 것이 아니라 유치하더라도 화사한 톤의 샤방한 햇살 같은 느낌을 한껏 받고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 한예리 씨의 엔딩곡, ‘비의 노래  여운이  마음을 토닥거려 준다. 비가 내린  깨끗한 거리를 걷는 발걸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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