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x 2m 공간 속에서

by 힐링다방

나는 지난 2년 동안

경제적인 가격대의 공유오피스에서 지냈다.

회사에서는 재택근무를 권장했지만,

집에서는 집중이 되지 않았다.

가족의 생활음, 택배벨, 저녁 준비 냄새 —

그 모든 것이 업무와 생각의 흐름을 끊어 놓았다.


그래서 직접 발품을 팔아

주택가 골목 안의 작은 공유오피스 1인 사무실을 구했다.

책상 하나, 의자 하나, 노트북 한 대, 그리고 모니터 하나.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작은 공간이

세상에서 가장 안정된 내 자리처럼 느껴졌다.


지금 이곳은 나를 지켜주는 벽이자,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는 인큐베이터다.

나는 이 안에서 이력서를 쓰고,

면접 질문을 연습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듬고,

책과 성경을 읽으며 하루를 정리한다.

때로는 글을 쓰고,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창밖을 본다.


그 창은 크지 않지만

가끔 햇살이 들어올 때면

이 작은 사무실이 마치 세상의 중심이 된 듯하다.


물론, 어떤 날은 이 공간이 감옥처럼 느껴진다.

반복되는 하루와 정해진 루틴 속에서

답답함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언제쯤 다시 세상으로 나갈 수 있을까?’

‘밖은 여전히 내가 알던 세상일까?’

그럴 때면 문을 열고 잠깐 바람을 쐰다.

차소리, 사람 목소리, 볕 냄새…

그것만으로도 세상과의 연결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달 임대료를 내며 이곳을 지킨다.

나태해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침 9시, 출근.

점심은 입맛이 없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오후 4시, 퇴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만든 근무표다.

이 리듬을 지켜야만 내가 나를 버티게 된다.

스스로를 관리하지 않으면

하루는 금세 무너져 내린다.


차 한 대를 겨우 세울 수 있을 만큼의 작은 공간,

1.5 x 2m의 주차장 크기 사무실에서

나는 매일 나의 미래를 그린다.

노트북 화면 속 채용 공고,

이력서 폴더,

그리고 아직 비워둔 ‘다음 회사’라는 파일.

모든 것이 느리게 움직이지만

그 속에서 나는 매일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언젠가 누군가가 내게 묻겠지.

그 시절을 어떻게 버텼냐고.”

그때 나는 말할 것이다.


“1.5 x 2m 공간에서

하루하루를 나와 싸우며 버텼다고.”


언젠가 이 좁은 공간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는 걸

감사하게 떠올릴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좋은 하루가 될 것이라 믿는다.


1.5 x 2m의 이 작은 공간은

내 인생의 재출발을 준비하는

내 마음속의 또 다른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