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킨백을 든 그녀! 여자들은 왜 에르메스에 열광하는가
"It's not a bag. It's a BIRKIN."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매장 직원이 버킨 백을 사러 온 사만다 존스에게 한 유명한 발언이다.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지만 다시 한번 에르메스(Hermes) 버킨 백 유래를 살펴보자면, 1981년 에르메스 5대 회장 장 루이 뒤마가 비행기에서 영국 가수 겸 배우 제인 버킨을 만나 영감을 얻었다.
뒤마는 당시 옆자리에 앉은 제인 버킨이 밀짚 토트백에서 물건을 꺼내다가 쏟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주머니가 있는 실용적인 백을 디자인했다. (초안 스케치를 금종이에 그렸을 거 같지만... 기내에 있는 구토 봉지에 그렸다는 반전 스토리!)
결국 그들의 우연한 만남이 '비행기 콜라보(?)'로 이어져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럭셔리한 버킨 백이 탄생됐다.
버킨 백의 가죽 종류는 약 30가지 정도로 매우 다양하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소재는 1년 미만 어린 수송아지로 만든 토고 (슈렁큰 카프 스킨)로, 튼튼하고 내구성이 좋으며 올록볼록한 고유의 입자가 돋보인다.
이 외에도 유명한 앱송 (카프 스킨에 인위적으로 그레인 모양을 넣은 가죽, 켈리백에 주로 많이 사용, 단단함), 끌레망스 (토고 입자감보다 좀 더 크며, 사용할수록 자연스러운 처짐이 생김), 박스 카프(상자 송아지, 가장 오래된 에르메스 가죽으로 부드럽고 단단, 에르메스가 항상 복원할 수 있는 가죽)가 있다.
또 몇 점 만들어지지 않는 귀한 크로커다일 (악어가죽), 오스트리치 (타조가죽)까지 정말 다양한 소재로 제작되며, 가죽의 종류에 따라 최대 몇억 원을 호가한다.
안감은 겉가죽의 컬러와 매치되는 염소가죽으로 처리한다. 사이즈는 25, 30, 35, 40, 50, 55cm 다양하고, 모든 백에는 만든 기술자의 스탬프가 찍혀있다.
재미난 건 에르메스는 '스파' 서비스도 진행한다. 버킨과 같은 에르메스 백을 스파센터(?)로 보내면 가죽과 액세서리를 손질해서 마치 새 상품처럼 다시 돌려준다는!
"돈 있어도 못 산다는 버킨"
에르메스는 매년 생산되고 있는 버킨 백 숫자 공개를 거부하고 있지만, 업계에 알려진 바로는 일주일에 약 5개 정도만 제작한다고 한다. 또 보통 장인 한 명 당 버킨 백 한 개를 전담하며 48시간의 정밀한 작업 시간이 필요하다는 후문이다.
엄청난 장인 정신과 엄선한 가죽 선정 외에도, 버킨백은 사실 브랜드의 철저한 통제가 더해져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가치 있는 가방의 명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견의 여지가 없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가방"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버킨 백의 가치가 매년 14.2% 이상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주식이나 금보다 더 나은 투자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에테크(에르메스 +재테크)라는 말도 나왔는지 모르겠다.
이에 근거하는 정말 놀랄만한 경매 낙찰가도 있다. 2017년 5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에르메스 버킨 핸드백이 37만 7261달러(한화 약 4억 2000만 원)에 낙찰, 세계에서 가장 비싼 핸드백이 됐다.
15분간의 입찰 끝에 주인을 만난 해당 백은 18캐럿 금과 425개 다이아몬드 그리고 무광택 흰색 악어가죽이 시선을 압도한다. (주인공이 누군지 너무나 궁금하지만 크리스티 경매 측은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 버킨 사이즈 비교하기
25cm
L25 × H20 × W13
가장 작은 크기로 립스틱, 지갑, 핸드폰 정도의 아이템만 수납 가능.
30cm
L30 × H22 × W16
35cm 버전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사이즈. 170cm 이하의 여성들에게 추천.
35cm
L35 × H25 × W18
에르메스에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이즈. 특히 170 넘으면 35cm가 가장 적합.
40cm
L40 × H30 × W21
제인 버킨을 위해 특별 제작된 사이즈. 데일리로는 다소 큰 감이 있는 사이즈 (여행용으로 적합하지만.. 그렇게 사용하기에는 너무 고가라는 슬픈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