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딱 맞는 온도에서 나답게
햇살은 나뭇가지마다 연둣빛으로 번지고
오랜 기다림 끝에
꽃들이 숨가쁘게 피어나는 계절,
오월이다
나는 긴 치마를 입고
천천히 걷는다
살랑이는 바람이 치맛단을 스치고
치맛단이 다리를 간질이면
계절이 나를 안아주는 것만 같아
덥지도 춥지도 않은
늦봄, 초여름의 문턱
나에게 딱 맞는 온도
그 순간,
나는 계절 안에서
가장 나다운 걸음으로
가장 조용한 마음으로
오월을 걷는다
봄의 산책길은 유독 설레입니다.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
오월이면 초록빛 잎사귀와 형형색색의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기 시작해요.
따스한 오월의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처럼
제 마음도 살랑입니다.
이 계절, 이 순간이
가장 편안하고 온전한 시간으로 다가옵니다.
가장 나다울 수 있는
나에게 딱 맞는 온도에서
계절과 나는 조용히 하나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