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립도 중요했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다...
자기 자신들의 선택이 아닌 어른들의 선택으로 인해 모든 걸 받아들여야만 하는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그래도 어쩌면 다행이었던 건 애들 아빠가 잦은 해외출장으로 한 달에 한번 세 달에 한번 이렇게 봤었고 코로나와 겹쳐서 일 년가량을 보지 않았던 시간이 아이들과 내가 아빠와 헤어져서 살 준비를 할 수 있게 해 준 시간이었던 것이다. 나는 나의 독립도 중요했지만 아이들도 나의 손에서 조금씩 놓아주는 연습을 해야 했다. 10년을 전업주부로 살면서 아침 한번 걸러본 적 없고 아침은 꼭 한두 가지 새 반찬을 기본으로 해서 먹였고 아이들이 어렸으니 무엇을 시켜본 적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내가 일을 하러 가면 먹는 게 우선 걱정이기에 전자레인지 사용법부터 인덕션 사용법까지 아이들에게 냉동해 놓은 밥은 얼마를 돌려야 하고 계란프라이정도는 할 수 있을 정도를 가르쳐야 했다. 다행히 해가 갈수록 아이들은 더 잘했고 이혼 5년 차가 된 지금 아이들은 스스로 많은 것을 한다. 이혼 4년 차 그해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재혼한 아빠와 안 보고 산 게 8년 정도 되던 해였고 그저 그 고집대로 잘 살고 계실 거라고 생각했다.(아빠와는 너무 많은 일이 있어 나중에 따로 아빠와의 기억을 정리해야겠다) 아빠가 많이 아프다는 소리를 들었고 8년 만에 만난 아빠는 얼마 안돼 돌아가셨다. 상을 치르고 얼마 되지 않아 몸이 굉장히 안 좋았고 병원에 가서 초음파와 피검사를 했다. 그 전날 너무 아팠던 탓에 상태가 굉장히 좋지 않았는데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빨리 응급실로 가시라고 간 수치가 1200이라고 큰일 난다고(정상인의 간수치는 40 이하란다) 병원에 와서 소견서 받아서 응급실로 바로 가시라고 한시가 급하다고 말이다. 그날 입원하고 검사를 해도 바이러스는 없었고 원인불명으로 4일을 입원하고 퇴원했다. 그 후 다시 통증이 와 하루 만에 다시 입원 담낭결석이 원인이었다. 의사 선생님이 담낭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병원에 있던 게 2주였는데 아이들 셋만 있을게 너무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주변 친구들과 동생이 가서 잠깐은 봐주었지만 엄마가 없는 집안을 간수하는 것은 아직은 힘들었을 것이라는 건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병원에 있는 나도 반찬가게에서 배달시키고 쿠팡에서 배달시키고 이것저것 도와주긴 했지만 아이들도 너무 고생했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퇴원전날 큰아이게 전화하니 "엄마 언제 퇴원해요" , "응 엄마 내일", "엄마 빨리 와요 저 너무 힘들어요" 이러는데 맘이 울컥하더라... 다행히 엄마가 없어도 학교지각 한번 하지 않고 학원 한번 빠지지 않고 잘 지내준 아이들에게 너무나도 감사한 시간이었다. 아이들의 독립이 나의 독립에 힘을 실어준다는 게 아마도 나의 독립의 시간이 가능하게 해 준 원동력 아니었을까 어제 넷플릭스에서 멜로무비라는 드라마를 봤는데 주인공의 형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너였다 라는 대사가 있다. 아마도 이혼하고 힘들었던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아이들이었던 거 같다. 아이들이 없었으면 이만큼 버티지도 힘들 내지도 못했을 시간이었다. 지금도 나의 삶의 많은 부분은 아이들이다. 누군가는 그럼 네 인생은 무엇이냐 하지만 나는 부모가 되었으면 부모의 노릇을 하는 것이 내 인생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라는 사람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닌 내 인생에 아이들의 자리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내 행복이 곧 아이들에게 연결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기에 선택했던 이혼이었고 그리고 내가 너무 힘들었을 때 아이들에게 "엄마도 엄마만의 시간이 필요한 거 같다"라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지금까지 그 이야기를 잘 들어준 것도 내 아이들이었음을... 나는 아이들에게 항상 이야기한다. 독립된 인간으로 너의 인생을 살아라 네 인생은 네가 선택해 나가는 과정이다. 엄마가 약간의 도움과 충고는 해줄 수 있을지 몰라도 그 과정을 선택하고 선택한 부분의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온전히 너희의 몫이다. 하지만 진짜 힘들 때 너희들이 기대 쉬고 싶을 때는 가족을 생각해라, 언제나 그 자리에서 너를 맞이해 줄 것이다.라고 말이다. 내가 힘들 때 아이들이 내 곁을 지켜준 것처럼 나도 아이들에게 그런 엄마이고 싶다........
이것도 아이들과 내가 천천히 독립하는 그러한 과정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