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모르겠으나
공기가 가득 채워진 페트병이
도로 한가운데 있었고
차들은 페트병을 피하며 운전했다
제자리에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바람에 휘날리며
제 몸 하나 제대로 못 가누는 페트병은
본인을 잘 피해보라며
놀리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다
치워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 끝에
녹색 불로 바뀐 횡단보도 앞에서
3칸을 남겨두고
도로 한가운데로 불쑥 들어가
페트병을 손에 들고 나왔다
그리고 녀석을 근처 쓰레기통에 버렸다
사람들 방해하지 말아라
피아노와 자전거 그리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