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뒹굴던 페트병

by 희석


왜인지 모르겠으나

공기가 가득 채워진 페트병이

도로 한가운데 있었고

차들은 페트병을 피하며 운전했다


제자리에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바람에 휘날리며

제 몸 하나 제대로 못 가누는 페트병은

본인을 잘 피해보라며

놀리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다


치워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 끝에

녹색 불로 바뀐 횡단보도 앞에서

3칸을 남겨두고

도로 한가운데로 불쑥 들어가

페트병을 손에 들고 나왔다


그리고 녀석을 근처 쓰레기통에 버렸다


사람들 방해하지 말아라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밥알 한 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