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수 없는 것을 아는 힘
이만 구천하고도 몇백 일 전에서 육천일 쯤 흐르고는
살아가는 것이 곧 죽어간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벌써 밤마다 빌었다고
하나님 오늘 밤 내 숨을 거두어가 주세요
당신 곁에 머물게 해 주세요
하나님은 응답하지 않으셨지
그렇게 매일 돌아오지 않는 허공의 메아리가
이만 구천하고도 몇백 일째
비로소 대답해주셨다고 한다
네 바람을 이루어 주겠다고
기적 같은 대답하심 속
가진 것 없이 살아온 노인의 한 마디에
하나님이 되물으셨데
네 기도를 이루어준다고 하지 않느냐
내게 남은 마지막 것을 가져가지 마시옵소서
하나님이 되물으셨데
네가 그토록 바라던 것이 아니냐
이제 와서야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은데
하나님이 되물으셨데
나의 곁에 머무르고 싶어 하지 않았느냐
모든 것을 누리다가는 저 자의 삶을 보소서
하나님이 되물으셨데
저 자의 기도가 무엇이었는지 아느냐
나와 같지 않았을 테지요
하나님이 말씀하셨지
인생이 한낱 바람 같음을 생각하도록
그것이야 말로 이만 구천하고도 몇백 일을
살아온 노인의 기도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