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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ovator May 24. 2019

우리 아이, 스티브 잡스처럼 키우기 위한 교육방법(2)

생각의 시대_김용규


"축의 시대에 살았던 고대 그리스인들과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때까지 유용했던 지식과 그것에 의존해 사는 방식을 버리고, 전혀 새로운 생각의 방법과 삶의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어쩌면 그들이 '첫 번째 생각의 시대'를 살았고 오늘날 우리가 '두 번째 생각의 시대'를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


  찰스 밴 도렌은 모든 문명의 발달과정이 역사적으로 지식의 폭발-융합-폭발을 반복하며 확장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한다. 그 발전과정에서 경계에 해당되는 시대들이 존재하는데, 기원전 6세기 그리스, 근대유럽의 과학혁명이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발딛고 서있는 21세기 정보혁명의 시대도 축의 시대다.

  저자 김용규는 이에 착안하여 기원전 6세기 그리스의 생각도구에 주목한다. 근대유럽의 과학혁명은 모더니즘의 해체와 이성에 대한 의심이라는 도전을 받는 반면 그리스 시대는 서양 지식발달과 문명의 발전의 기원적 시류였기 때문이다. 그리스 시대의 생각의 도구는 지식의 획득이 아닌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역동적인 과정에서 개발된 것들이었다. 현재에 해당되는 정보혁명 시대 역시 지식의 획득이 아닌 새로운 지식의 창조 영역이 더욱 중요한 것은 자명하다. 지식은 생각의 도구를 통해 반복 재생산되는 특성을 지닌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리스 시대의 생각도구를 활용할 수만 있다면, 축의 시대를 거쳐 문명의 번영과 창조를 이룩할 수 있다. 결국 생각의 도구는 생각을 만드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패턴이고 패턴을 파악함으로써 더 큰 패턴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리스 시대의 생각도구를 ‘은유', ‘원리', ‘문장', ‘수', ‘수사' 이렇게 5개로 제시한다.


  첫번째로 은유(메타포라)는 사고와 언어, 학문과 예술을 구성하는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도구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모든 언어들 중 은유를 거치지 않은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결국 은유는 다른 생각도구들의 근간이며, 다른 모든 생각을 만들어내는 생각이다. 사고와 정신을 이루는 일종의 정신적 코드인 것이다. 은유는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에서의 유사성과 비유사성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서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이를 활용하는 능력을 학습할 수 있다면 ‘표현력, 설득력, 창의력'을 기를 수 있다. 은유 능력을 개발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를 읽고, 생각을 이미지화하는 연습을 하고, 의도적으로 일상에서 은유기법을 의식하면서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다.


  두번째로 원리 (아르케)는 자연을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상을 예측하여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생각의 도구이다. 이를 위해서는 면밀한 관찰과 치밀한 사고가 필요하다. 관찰-추론-검증의 단계를 거쳐 패턴의 유사성을 파악하고 원리를 추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보편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현실세계의 문제해결에 적용하는 것이 바로 아르케이다. 결국 논리적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과정은 로널드 기어리의 가설연역 방법을 통해 연습할 수 있다. 현실세계를 관찰하여 모델을 구상하고 데이터를 누적시켜 나가면서 자료의 패턴을 추출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검증단계를 통해 원리를 확증하는 것이 가설연역 방법이다. 논리학으로 설명하자면 가추법에 검증단계를 도입한 것이 가설연역법이다.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필드노트 (현장기록 노트, 관찰기록 노트)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 면밀한 관찰과 치밀한 사고가 원리(아르케)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세번째로 문장 (로고스)는 사물이나 사건에 관한 정보라는 성격 뿐만 아니라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있는 논증적 특성을 지닌 문장을 구사하는 능력을 말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근거 제시가 포함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언어구사 능력인 셈이다. 로고스는 설득을 통한 보편타당성의 확립이 그 목적이다. 더 나아가 언어학에서는 정신이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장이 정신을 만든다고 말한다. 다시말해 통사론 그 자체가 고차적 의식을 형성하는 뿌리라는 뜻이다. 이러한 로고스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신물, 사설, 칼럼 등을 필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더불어 각 문장들의 논리적 구조를 도식화하여 논리성을 검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일상언어를 구사할 때 육하원칙에 따라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연습도 중요하다.


  네번째는 수 (아리스모스)이다. 여기서 말하는 수는 단순히 수리적 계산능력보다 더욱 큰 개념이다. 물리적 현상을 넘어서 미학적, 형이상학적, 심리적, 윤리적 의미를 자각하게 하는 생각의 도구를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자연을 수학화하고 수학을 지각화하여 수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사고에 나타나는 패턴을 인식하고 분류하고 이용하는 사고체계를 뜻한다. 여전히 어렵다면 황금률을 활용한 다빈치의 예술작품들을 생각해보라. 피보나치 수열을 통해 가장 이상적인 비율을 찾아내고 이를 예술과 건축에 적용한 것이 대표적인 아리스모스 활용의 사례이다. 이러한 논리수학적 능력은 저절로 습득되는 영역이 아니다. 철저하게 훈련을 통한 결과물인 것이다. 따라서 수를 패턴으로, 패턴을 이미지로 변환시키는 연습과 역의 단계로 사고를 전개하는 연습이 중요하다.


  다섯번째는 수사 (레토리케)다. 수사는 그리스 시대 연설문 등의 설득과 논증을 위해 발달한 생각도구다. 수사학이 중요한 이유는 현 시대가 민주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보편화됨에 따라 권위에 의한 종용은 사라지고 상대주의가 보편화됨에 따라 설득이 중요해졌다. 설득이 없으면 상대를 움직일 수 없다. 수사기법은 대구법, 도치법, 반복법, 문답법, 설의법, 반어법, 예증법, 생략삼단논법, 복합삼단논법, 연쇄삼단논법 등이 있는데 상세한 내용은 생략하겠다. 놀라운 것은 우리가 무의식중에 접하는 수많은 광고들이 이러한 수사법을 밀도있게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사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오르가논 제 5권 토피카의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 토피카는 일종의 자료집이다. 다양한 주제의 고사성어, 격언, 속담, 역사적 사례, 인정된 학설, 최신 통계자료 등을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든 꺼내어 쓸 수 있는 지식의 토피카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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