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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ovator Jul 02. 2019

꾸준히 독서할 수 있는 비결

다독은 겸손을 부르고 겸손은 꾸준히 지속하게 한다.

30대에 접어들자 나를 비롯한 동년배 친구들은 아저씨가 되었다. 


길을 걷다가 동네 개구쟁이들이 찬 축구공이 내 앞으로 또르르 굴러오면 아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아저씨! 공 좀 차주세요!" 

엘리베이터에서 유치원생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시끄럽게 때를 쓰면 엄마는 무서운 표정을 하고 꾸짖는다.

"너 자꾸 그러면 아저씨한테 혼난다!"

무엇보다 내가 아저씨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잔인한 순간은 샤워를 하고 거울을 볼 때이다. 볼록 나온 배를 보면 아저씨가 되어감이 틀림없다. 술배니까 술을 안 마시면 금방 들어간다고 스스로를 위로해도 소용없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영락없는 아저씨다.


비단 나만 느끼던 것이 아닌지 친구들은 연초에 하나둘씩 집 앞 헬스장을 끊었다. 


모두가 이 참에 확실하게 살을 빼겠다고 다짐했다. 일주일은 태릉선수촌에 들어간 국가대표 운동선수처럼 열심히 운동했다. 하지만 한 달이 채 못 가서 포기했다. 그러다 문득 회원권 연장을 하러 오라는 헬스장의 메시지를 받고는 머쓱하게 모자를 눌러쓰고 락커룸의 러닝화를 빼러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들 중 딱 한 명, 1년이 넘도록 매일 같이 운동을 하는 녀석이 있다. 함께 목욕탕을 가면 이제 누구도 그를 아저씨라고 부르지 못한다.

"그 친구는 대체 무엇이 다른 걸까?"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변화를 위한 기본이다. 지속성이 성과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지속성에 있어서 사실 으레 말하는 이성적, 의식적 노력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겸손'이다.


체중감량에 성공한 그 친구는 이제 그 누구보다 멋진 몸을 가졌음에도 늘 겸손하다.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물어보면, 본인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여전히 부족하다고 한다. 상체는 발달했는데 하체는 취약하다나. 그리고 언제 다시 살이 찔지 모르기 때문에 귀찮고 힘들지만 계속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겸손은 오늘도 그 친구를 러닝머신 위에 올려놓는다.


독서도 마찬가지이다. 독서는 운동과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그 행위 자체가 힘들고 귀찮다. 둘 다 굉장한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 행위이다. 그래서 중도에 포기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이건 독서이건 꾸준하게 지속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동력은 '겸손한 태도'에 있다.


운동을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살이 빠지고 근육이 올라온다. 그런데 여기서 오만에 빠져 게을러지면 다시 요요현상이 찾아온다. 거기서 변화는 멈추는 것이다. 

겸손해야 지속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독서를 하다 보면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쌓이고 아는 것이 많아진다. 그런데 여기서 오만에 빠져 게을러지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꼰대가 된다. 거기서 변화는 멈추는 것이다. 

겸손해야 지속할 수 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운동을 제대로 해 본 사람일수록,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운동을 제대로 해 본 사람은 자신의 신체 어느 부위의 근육발달이 취약한지 잘 안다. 그래서 운동을 하면 할수록 더욱 겸손해진다. 그래서 꾸준히 운동을 한다.


마찬가지로 독서에 있어서도 다독가일수록 겸손할 수밖에 없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자신의 부족한 면이 보이게 되고, 다독을 할수록 겸손해진다. 그래서 꾸준히 독서한다.


결국 꾸준히 지속하는 힘은 일단 많이 하는 것에 있다. 그래야 겸손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겸손은 또다시 지속하게 만든다.


여기서 중요한 핵심은 역시 일단은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독서를 지속하는 비결을 묻는다면 일단 다독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리고 지식이 쌓일수록 자신의 지적 무력감을 느끼고 겸손해하는 태도가 그릿(Grit)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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