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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ovator Sep 02. 2019

사표를 내던지고 이직하기 전에 반드시 읽어봐야 하는 글

서평_<몸 값 높이기의 기술>_존 에이커프

한줄평

경력의 전환, 그 날은 반드시 온다. 그러니 준비하라.


소감

이 책을 접한 것은 우연이었다.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다가 뒤집혀 있는 이 책을 발견했는데, 추천사에 세스고딘과 애덤그랜트의 추천사가 보였다. 난 그 둘의 이름을 보고 아무 고민 없이 이 책을 구매했다.

출처: 알라딘 (출판사 제공 책소개)

평생직장이 없어진 시대, 한 직장에서도 직무의 전환이 자유로워진 시대이다. 우리는 경력의 전환을 준비해야 생존할 수 있다.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 앞으로 있을 인사발령이 두려운 사람, 그저 안주하고 싶은데 커리어가 걱정이 되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의 저자 존 에이커프는 촌철살인의 문장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거나 뒤통수를 때린다. 재치 있는 표현과 공감가는 스토리가 제 맛인 책.

이 책은 사회과학 서적이 아니다. 에세이에 가깝다. 그래서 연구자료나 과학적 근거가 미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양서인 이유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연구자료에 기대어 설명하는 다른 명저들과 같은 말을 쉽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책들과 함께 읽어나가면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마시라! 아래 서평에 내가 이미 그 작업을 다 끝내 놓았다. 당신은 그저 편하게 읽기만 하면 된다!


서평


[그 날은 반드시 온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팀에 막 배치받아서 일을 배우던 무렵, 우리 팀에는 1년 터울로 선배들이 3명 있었다. 나이도 직급도 비슷했기에 서로 겹치는 공감대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선후배 이상의 끈끈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발령시즌이 다가오면 설령 누군가 지금 이 부서를 떠나게 될까 봐 전전긍긍할 정도였다. 하지만 만 3년이 지난 지금, 내가 근무하는 이 사무실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가장 고참이던 선배는 퇴사를 하고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났고, 그다음 기수였던 선배는 창업을 하여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되었다. 그리고 가장 의지했던 내 바로 윗 기수 선배는 타부서로 발령이 나서 떠났다. 한 명씩 사무실 책상을 정리하고, 마지막 인사를 하는 뒷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가슴이 텅 비는 느낌이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언제이고, 정확히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선배들을 떠나보내고 내가 분명히 깨달은 한 가지는 '그날은 언젠가 분명히 온다'는 것이다. 언제까지나 직진만 할 것 같은 고속도로에서도 각 구간마다 출구가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커리어 로드에서도 터닝 구간은 언젠가 분명히 온다.

    <몸값 높이기의 기술>의 저자인 존 에이커프는 18년 동안 홈디포, 보스, 스테이플스 등의 다양한 회사에서 카피라이터, 임원, 영업사원, 콘텐츠 디렉터 등의 여러 직군을 경험한 소위 말해 '경력 전문가'이다.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나거나 직무를 옮기기도 했고, 때로는 퇴사 통보를 받기도 했다. 존에이커프는 앞서 말했던 내용과 같은 맥락에서 누구든 다음의 두 가지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고 말한다. 첫 번째로는 '경력천장'이라는 개념으로 경력 사다리의 꼭대기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상황은 '경력전환'으로 회사나 직무를 새롭게 옮기는 상황을 뜻한다. 저자는 언젠가 그 날이 우리 모두에게 닥칠 것은 확실한데, 우리들 대부분은 이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며 일침을 가한다.

막상 위기에 몰리면 꿈꿀 시간이 없다. 그래서 곧장 그 중심으로 뛰어내린다. 새 직장, 새 명함, 새 직책. 예전과 똑같이 괜찮고 결국 예전과 똑같은 틀에 갇힌다. 세상에서 꿈을 좇는 일이 가장 힘들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고 충격에 빠진다. 두려움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위에 착지해 버렸다.

그 누구든 경력을 전환하는 순간이 닥치면 삶의 다른 영역들은 대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변화의 폭이 클수록 혼란도 커진다.

경력이 전환되는 순간에 이르면 우리의 수준은 무서울 정도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형편없는 인맥, 부족한 기술, 불성실한 태도, 나약한 추진력 등등...

경력의 도약 저편에는 당신이 알고 있는 두려움보다 훨씬 거대한 두려움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친구도, 가족도, 심지어 어떤 책에서도 그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는다.

우리는 일을 하라고만 배웠지 경력을 쌓으라고 배우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몸값 높이기의 기술> 존 에이커프 p26 외


이 문장들을 읽고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듯 얼얼한 느낌마저 들었다. 분명히 언젠가 그날은 온다. 당신과 나는 그 날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는가?


[경력통장에 적금해야 할 것들]

    존 에이커프는 '경력통장'이라는 개념을 통해 '경력전환'의 시기에 '경력천장'을 부숴버리고 높이 재도약할 수 있는 무기를 설명한다. 경력을 통장에 비유한 것은 평소 적금을 꾸준히 꼬박꼬박 넣는 사람처럼 '그 날'을 미리미리 준비해야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저자는 우리의 '경력통장'에 '인맥(Relationship)', '기술(Skill)', '인성(Character)', '추진력(Hustle)'이라는 4가지 요소를 채워나가야 한다고 설명한다.


(1) 인맥(Relationship)

'인맥(Relationship)'은 경력의 관점에서 반드시 관리되어야 하는 영역이다. 저자는 경력 관점에서의 인간관계를 적, 친구, 지지자의 3가지로 구분할 것을 요구한다. 특히 지지자는 경력관리의 핵심인물로서 업계 전문가, 인생 전문가, 나에 대한 전문가로 세분화하여 그들에게 정기적으로 조언을 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모든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이 '부메랑'을 던지라고 말한다. 이는 부메랑을 던지면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비유적인 표현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연결될 수 있도록 촘촘한 관계의 망에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노출시키라는 의미이다.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발 벗고 나서서 돕고 가장 먼저 반응하는 일을 의식적으로 할 것을 요구한다.  이 내용은 애덤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에서 말하는 '느슨한 유대감', '약한 유대감'과 유사한 개념이다.

스탠퍼드 대학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Mark Granovetter)의 고전적인 연구에 따르면 '약한 유대관계'는 우연히 알게 돼 안면 정도만 있는 사람과의 관계를 말한다. 그는 직업을 바꾼 지 얼마 되지 않는 전문직, 기술직, 관리직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약 28%에 달하는 사람들이 새 직장을 얻는데 약한 유대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결정적인 정보와 연결을 제공했다고 한다.

<기브 앤 테이크> 애덤그랜트 p88

지지자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 수많은 네트워크에 노출되는 것, 약한 유대관계의 망을 촘촘히 하는 것이 경력관리 차원에서 인맥을 구축하는 핵심 요인이다.


(2) 기술(Skill)

    '기술(Skill)'은 경력관리에서 굉장히 현실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다른 말로 하면 '실력'이다. 아무리 좋은 기회가 와도 '실력'이 없으면 기회를 잡을 수 없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요구되는 '기술'도 다양해진다. 결국 현재 하고 있는 일의 분야에서 '기술'을 쌓아나가는 동시에, 다른 분야에서의 '기술'을 습득하는 '학습능력'은 경력관리에 있어 필수적이다. '기술'의 유무는 곧 '기회'의 유무로 이어진다. 다른 말로 하면 꿈을 좇는다는 것은 결국 새로운 기술을 배운다는 것이다. 내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교환가치가 곧 내가 가진 기술이다. 그러니 배움과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3) 인성(Character)

    '인성(Character)' 역시 경력관리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결국 회사에서 하는 일은 절대 혼자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관대함', '공감'의 요소로 세분화해서 경력관리에서 중요한 '인성'을 이야기한다.


    '관대함'아무런 계산 없이 당신이 가진 시간과 재능, 자원을 상대방에게 베푸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관대함'은 곧 '충성심'을 낳는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학문적 근거는 또 다른 명저 <설득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상호성의 법칙' 개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상호성의 법칙'은 상대를 빚진 상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의 호의, 선물, 초대 등은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의식적으로 이것이 결코 공짜가 아니라 언젠가 분명히 미래에 갚아야 할 빚으로 느끼게 되는 것을 뜻한다.

상호성의 법칙이 상대방의 승낙을 얻어 내는 도구로 빈번하게 사용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이 법칙이 막강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 법칙을 사용하여 상대방을 일종의 빚진 상태로 만들어 놓으면, 정사적인 상태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도 상대방에게서 '그렇게 하시지요'라는 승낙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 p56

결국 관대하게 먼저 줌으로써, 상대방을 빚진 상태로 만들면 매우 효과적으로 상대방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심으로 베푸는 관대함이 중요하다.


    이와 동시에 존 에이커프는 '관대함'에서 비롯된 모든 관계와 행동이 당신과 그 사람 모두에게 동시에 유리하게 만들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로 또 다른 명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도 같은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니 승-승의 결과를 얻도록 힘써야 한다. 만일 둘 다 이기는 해결책을 찾아낼 수 없다면 전혀 없었던 일로 하는 데 합의하자. 우리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정을 받아들이기보다 아예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다시 만날 수 있는 다음 기회를 기다려보자. (중략) '승-승 아니면 무거래'적인 접근방법은 어떤 사업관계나 기업의 초기 단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중략) 이는 대인관계 리더십 습관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대인관계에서 자아의식, 상상력, 양심, 독립의지와 같은 인간만이 가진 천부 능력을 행사하게 한다. 더불어 상호 간의 이해, 상호 간의 영향력, 상호 이익을 가져온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p 302~306


    하지만 존 에이커프는 '관대함'이라는 인성이 무조건적인 희생정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누군가 당신의 관대한 인성에서 비롯된 행동을 무례하게 이용하려 드는 사람이 있다면 선을 긋고 거리를 두라고 말한다. 이 역시 앞서 다루었던 명저 <기브 앤 테이크>에 같은 내용이 잘 설명되어 있다. 애덤그랜트는 호구 기버와 성공한 기버의 차이점을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게임이론가들이 '팃포탯(tit for tat; 받은 대로 갚기 혹은 맞대응)'이라고 부르는 태도는 성공한 기버의 전략이다. 실패한 기버가 늘 타인을 믿는 실수를 저지르는 데 반해, 성공한 기버는 기본적으로 상대를 신뢰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상대의 행동이나 평판이 테이커로 드러나면 언제든 행동양식을 조정한다. 타인과 자신을 모두 돕는다는 것은 기버가 상대를 신뢰하면서도 실제로 믿을만한 사람인지 확인함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뜻이다.

<기브 앤 테이크> 애덤그랜트 p324

존 에이커프가 말한 내용과 같은 내용을 상세히 설명한 것이다.


    두 번째 '인성' 영역인 '공감'은 간단하다. 누군가의 필요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능력은 '인성'을 통해 '인맥'을 쌓는 방법으로 경력에 있어 수많은 기회의 문을 열어준다.


(4) 추진력(Hustle)

    경력통장의 4가지 요소 중 마지막에 해당되는 '추진력(Hustle)'은 앞서 말한 '인맥', '기술', '인성'의 요소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모든 것들을 연결시켜주는 회반죽이다. 결국 이 세 가지 요인들을 직접 행하고 꾸준히 해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서 경력계좌를 설명하며 첨부한 이미지의 공식에서도 '추진력(Hustle)' 앞에 붙은 기호는 +가 아니라 x이다.

저자는 이처럼 중요한 '추진력'을 방해하는 요소는 '두려움'이라고 설명한다. 즉, '잘못된 기회'를 택할까 봐 이도 저도 못하고 현재의 자리에 주저앉아 가만히 뭉개고 앉아있는 어리석음을 이겨내야 추진력을 통해 경력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일단 움직여야 한다고 말한다. 완벽한 계획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존 에이커프는 목표와 계획은 추진력의 부산물이지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뭔가를 더 할수록, 이것저것 일을 벌일수록, 기술을 더 많이 단련할수록, 여기저기에서 사람을 더 많이 만날수록, 다양한 감정과 취향을 쌓을수록, 다시 말해 우리가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 '일'이라는 것을 시작할수록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가 더 분명해진다.

<몸값 높이기의 기술> 존에이커프 p272

그러니 후회하지 말고 일단 움직여라. 그게 바로 추진력이다. 이 추진력을 활용하여 '인맥', '기술', '인성'을 단련하면 그 날이 왔을 때 현명하게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을 준비하라]

    삶은 예측할 수 없다. 당장 우리가 철석같이 믿고 있는 회사가 망할 수도 있고, 우리에게 싸늘히 등을 돌릴 수 있다. 혹은 이번 발령 때 예측하지 못했던 부서에 가게 되어 얼탈 수도 있다. 당신도, 나도 결코 피할 수 없다. 경력의 전환은 반드시 온다. 그 날이 오기 전까지 우리는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준비하는 자에게는 승리와 영광, 그리고 따뜻한 보금자리에서의 안락함이 있을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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