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fovator Sep 19. 2019

독서의 빌드오더, 테크트리는 존재하는가?

Core book의 개념과 찾아내는 방법!

[빌드오더, 테크트리] 


   나와 같은 세대라면 오랜 시간 동안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게임을 기억할 것이다. 바로 '스타크래프트'다. 초창기에는 몇몇 특출 난 사람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보다 효율적인 게임 운영 방식과 신박한 전략들을 쏟아냈었다. 어느 정도 성숙기에 다다르자 승리의 확률을 높이는 '법칙' 같은 것이 생겨났다. 바로 '빌드오더'다. '빌드오더'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자원이 어느 정도 모였을 때, 어떤 순서로 건물을 올려서 어떤 유닛을 얼마나 뽑아야 하는지'와 같은 공략법을 의미한다. 다른 말로는 '테크트리'라고도 한다. 게임의 운영에 있어서, 타이밍과 순서에 대한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빌드오더', '테크트리'인 셈이다.



출처: https://ruboterran.tistory.com/1394


    생각해보면 학과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대학교 수업에서도 '빌드오더', '테크트리'가 있었다. 전공수업을 들을 때 '개론 → 원론 → 각론'의 범주에서 수강해야 할 과목들의 순서 같은 것이 있었다. 심지어 교수님들도 '선수강 필수과목'이라는 것을 강의계획서에 명시적으로 밝히시기도 한다. 예를 들어 경제학과에서는 '경제학 개론, 경제학 원론,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 국제무역론/국제금융론, 재정학/산업조직론....' 등의 순서로 수강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졸업을 위한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전략이다.




    그렇다면 독서에도 '빌드오더', '테크트리'라는 것이 있을까?


[독서의 빌드오더, 테크트리는 존재하는가?]


나의 대답은 이렇다.


"어느 정도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분야의 완벽한 빌드오더, 테크트리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분명 완벽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빌드오더'와 '테크트리'는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독서의 '빌드오더', '테크트리'를 완벽하게 체계화시키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왜냐하면 독서는 게임이나 학사 수준에서의 전공과목보다 범위가 훨씬 넓고, 방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서의 모든 분야에 대한 세부적인 '빌드오더', '테크트리'를 완벽하게 구축하는 것은 어렵다. 심지어 매일매일 새로운 책들이 끊임없이 출간된다. 설령 현시점에서 분야별 '빌드오더', '테크트리'를 완벽히 짰다고 해도, 짧은 주기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의 '빌드오더', '테크트리'를 완벽하게 체계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Core book은 무엇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야별로 가장 기초적이고 원론적인 책들은 생각보다 몇 권 안된다. 깎아내고, 깎아내면 본질만 남기 때문이다. 이런 책들을 나는 Core book이라고 부른다. Core book은 비유하자면 개론이나 원론이다. 각론들이 시작되는 원초적 뿌리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 강건한 지위를 갖추고 있다. 앞서 독서의 '빌드오더', '테크트리'를 완벽하게 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이유는, 각론의 범위가 너무 넓으며 양 자체가 동적으로 팽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Core book은 '빌드오더', '테크트리'로 치면 가장 밑단인 개론, 원론에 해당된다.


     정리하자면 '빌드오더', '테크트리'를 완벽하게 짜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시작점을 찾아내는 것마저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닌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해당 분야의 Core book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굉장히 효율적인 독서전략이다.


    그렇다면 Core book은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Core book을 찾아내는 방법 3가지]


    첫째, Steady Seller에 주목하라.


주로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은 Steady Seller는 Core book일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는 핵심을 다루고 있음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둘째, 다독가의 추천을 받아라.


다독가라면 분명 상대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소화해왔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다독가들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분야에 통달한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다독가라면 각자 전문화의 깊이가 남다른 분야가 하나는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각 분야마다 전문성을 갖춘 특화된 다독가들을 찾아내라. 그리고 그들에게 책을 추천받아라. 그들은 수없이 많은 시도와 실패를 미리 경험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드넓은 산을 헤매며 산삼을 캐듯 좋은 책을 먼저 발견해냈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그들은 적어도 우리보다 타율이 높다. 그러니 그들에게 도움을 청하자.


    셋째, 파생독서하라.


초심자의 단계에서 다독을 하다 보면 10~20권 중 1권의 Core book을 찾아내는 것도 어렵다. 대부분 본인 수준에 비해 난이도가 너무 높은 책을 고를 확률이 높다. 이 경우, 그 책을 지금 당장 억지로 다 읽을 필요는 없다. 다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 책의 각주나 출처 부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길 바란다. 각주나 출처 부분에 참고문헌으로 기재된 책들 중 Core book이 적어도 한 권 이상 적혀있을 것이다. 특히 다른 책에서도 반복적으로 인용되거나 언급되는 책이 있으면 그 책이 Core book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Core book을 찾아냈으면 읽던 책을 덮고, 그 책부터 먼저 읽어라. 이를 통해 어느정도 기초적인 배경지식을 쌓고나서 중간에 덮어둔 아까 그 책을 다시 읽자.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삶과 여행을 풍성하게 하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