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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Oct 03. 2023

못된 인간 이야기

그렇게 살지 마라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러 나가 높다란 담장 아래를 걷고 있었어요. 바람도 한들거려 가을이구나 느끼며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른쪽으로 담장을 돌다가 머리 위로 담장과 일관되지 않은 파란색을 감지하고 슬금슬금 뒷걸음질했습니다.


아아악!!! 이거 뭐지? 쎈 욕 한방 날리려다가 씩씩거리며 사진 찍었어요. 신고하면 벌 받을까? 지문 조회라도 해서 과태료 딱지 보내려나?

집에 와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오른쪽 옆에 쿡 박힌 게 못이네요. 


벌써 벌 받았구나? 빈 음료수 캔을 저 구멍에 꽂자마자 넌 못이 된 거야. 그렇지? 자세히 보니 못 아래 눈 빼꼼 뜨고 울고 있는 거 맞지? 샘통이다! 


이런, 못된 인간아!



이런 광경 볼 때마다 어떤 인간들이 대체 어떤 마음으로 이러는지 한숨이 절로 나오네요, 어휴... 다음 날 나가보니 음료수 캔도, 캔 아래 깔린 담배꽁초도 모두 사라졌더군요. 


못된 인간은 여전히 벌 받고 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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