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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Jun 11. 2023

[책구절] 답장이 없는 삶이라도 by 김해서

번역은 반역, 답장이 없어도 기품있게 한 걸음씩

상상력이 미래를 짓는다는 데서 손이 가슴으로 저절로 올라갔다. 그렇구나. 게다가,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니!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 전해지는 것이리라. 답장이 없더라도, 똑똑똑 두드린 만큼, 이야기가 되는 거니까. 


나도 나중에 게으른 할머니가 될거다. 지금처럼 작은 일에도 희노애락 뻥튀기 기계마냥! 오늘도 너무 깔깔대다 눈물이 났다. 나의 미래를 목 빼고 기다려보게 하는 김해서의 잔잔함이 좋다. 영어로 옮기며 낭독도 해보고, 잠시 쉬어 생각에 빠져도 본다. 벌써 게으른 할머니 버전이다. 



p.66


상상력은 밥 대신 미래를 짓는다.

Imagination prepares future instead of meals.


오늘이라는 토양 위에

On the soil of today


내일의 태양빛을 불러오도록 한다.

It lets the sunlight of tomorrow come.


그 빛의 아름다움을 보도록 한다.

It allows us to see its brilliance.


그리하여 살게끔 한다.

It then makes us live.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Those who love stories do not die


자기 자신에게 연루된 다음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since they have to see their next connecting moments.


다가오는 것들이 예상한 모습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Although the things that come may seem unexpected


그것이 끝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We know that it is not the end.




p. 71 


게으른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이야.

I dream of being a lazy elderly lady.


그때도 열심히 글을 쓰고 싶진 않아.

I do not want to write so hard then.


그땐 안 써도 흡족할 날이 많았으면 좋겠어.

I wish to have more satisfying days even without writing.


아주 사소한 걸로도 하루를 충만하게 보내서,

Spending a day with fullness of a small thing,


글 따위에 시간을 쓰는 게 아깝게 느껴질 만큼.

Pitiful enough to feel that the time to write is worthy.


다른 흥미로운 일을 하느라

Being caught up in the excitement,


마감일 같은 건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는

Putting them off to the very last minute on the due date,


할머니가 되고 싶어.

I want to be the elderly lady.




2022년 11월 9일 번역 by 희수공원


삽화 Yoonas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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