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매번 저지르고, 저지르고 나면 항상 후회하지만, 온전히 모두 느끼고 싶은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우매함, 나만을 위한 삶, 그렇게 마음대로 흠뻑 살다 가겠다.
시에 대한 번역이 시 같지 않고 밋밋한 등성이에, 아름다움에 이르는 시인의 길을 막으며 주저하면서, 때로 저주하면서, 그래도 릴케가 주는 메시지를 붙잡았다고 나 자신을 꾸역꾸역 이해시킨다. 루 살로메의 영감에 살던 릴케가 그 어쩔 수 없는 폭풍에 휘둘려 저미는 가슴에 아파했을 그날을 기억하는 것이 가당키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