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수공원 Oct 20. 2023

혼자만의 사랑

Demian p,9 the painful moment

[외사랑 2]


너를

잊고 살았다 생각했는데

길을 걷다가 너를 두고

눈물도 두고 왔다 생각했는데

돌이킬 수 없을 거리를

계속 걸을 수가 없어서

돌아가 그 자리에 서성대다가

다시 길에서 너와 함께 한다


눈물을 꾹 참고 같이 걸으며

그냥 이대로 가슴이 아파

눈 감고 잡은 손을 상상해 본다

멀기만 한 따뜻한 너의 손을

가까이와도 잡을 수 없는 너의 손을


그래도 시간은 이야기로 남아

단 일초라도 켜켜이 높이 쌓아서

같이 했던 추억들에 애를 써본다

우리는 언제 헤어졌을까

우리가 제대로 만나기는 한 걸까


문득

너는 내 사람이었던 적 없었고

나 또한 네 사람이었던 적 없으니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은 허공으로 내달아

나만의 외사랑이었나 바라만 본다


모든 허공이 네가 되는 순간

폭풍처럼 밀려오는 깨달음

내 세상의 하늘이 너였다는 것을

내가 숨 쉬던 세상이 너였다는 것을

잡을 수 없어도 같이 했다는 것을

그게 내가 했던 사랑이었다는 것을


쭉 혼자였던 사랑

앞으로도 혼자일 사랑



그림 - 영춘화 (참고-땅의 예찬, 영춘화 도판 p.12 by 한병철) by 희수공원 20231017

실험 - Demian 원서 왼손 필사 10분, 표현/문장 선택, 영어 마음, 그리고 한글 마음 (주제 1-외사랑)

매거진의 이전글 그리움과 기다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