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랑 2]
너를
잊고 살았다 생각했는데
길을 걷다가 너를 두고
눈물도 두고 왔다 생각했는데
돌이킬 수 없을 거리를
계속 걸을 수가 없어서
돌아가 그 자리에 서성대다가
다시 길에서 너와 함께 한다
눈물을 꾹 참고 같이 걸으며
그냥 이대로는 가슴이 아파
눈 감고 잡은 손을 상상해 본다
멀기만 한 따뜻한 너의 손을
가까이와도 잡을 수 없는 너의 손을
그래도 시간은 이야기로 남아
단 일초라도 켜켜이 높이 쌓아서
같이 했던 추억들에 애를 써본다
우리는 언제 헤어졌을까
우리가 제대로 만나기는 한 걸까
문득
너는 내 사람이었던 적 없었고
나 또한 네 사람이었던 적 없으니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은 허공으로 내달아
나만의 외사랑이었나 바라만 본다
모든 허공이 네가 되는 순간
폭풍처럼 밀려오는 깨달음
내 세상의 하늘이 너였다는 것을
내가 숨 쉬던 세상이 너였다는 것을
잡을 수 없어도 같이 했다는 것을
그게 내가 했던 사랑이었다는 것을
쭉 혼자였던 사랑
앞으로도 혼자일 사랑
그림 - 영춘화 (참고-땅의 예찬, 영춘화 도판 p.12 by 한병철) by 희수공원 20231017
실험 - Demian 원서 왼손 필사 10분, 표현/문장 선택, 영어 마음, 그리고 한글 마음 (주제 1-외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