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크루 오프라인 합평회 후기
갇혀 있던 팬데믹 시공에서 성큼 걸어나온, 용기를 가진 사람들의 시간이었다고 기억하고 싶다. 우리에게 남은 두려움이 어떤 것이든 간에, 우리는 만났으며, 나누었으며, 살아 남을 것이다.
2023년 11월 4일 토요일, 일과 약속을 둘로 갈라 두고 그 중간에 합평회 시간을 비워둘 수 있어서 기뻤다. 처음엔 시간이 넉넉할 줄 알았지만 나의 시간 계획이 그리 여유롭지 못했다. 사진과 저녁과 찬란했을 밤을 같이 하진 못했다. 사실 나의 필터가 너무 촘촘하고 여유롭지 못하여 서둘러 돌아오는 운전길에 반성했다.
라라크루 캡틴은 모든 가능성을 허락한다
내가 다시 라라크루에 합류하게 된 큰 이유 중 하나다. 캡틴과 가능성. 그는 자율이라는 단어 하나로 전체 모임의 기운을 압도한다. 자율이라는 것은 누구나 마음대로 한다는 것이 아니다. 거기엔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는 사실이다. 자율은 캡틴의 또 다른 자아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라라크루를 안전히 지탱하고 있다. 옆에서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며 같이 돕는 크루들 또한 캡틴의 복이리라. 든든한 운영진이다.
우리는 눈물을 멈출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거다. 기억속의 커다란 회한과 슬픔을 마주할 때마다 우리는 눈물을 흘릴 것이다. 글을 쓰면서 그것들을 마주할 용기를 얻는다. 그러면서 펑펑 쏟았던 눈물까지도 위로하는 자신으로 수렴해 가는거다. 자신을 다독일 수 있을때까지 글쓰며 눈물 흘리며 한 발씩 가는거다. 너무 힘들 때 손 내밀어도 된다. 그래서 이렇게 만나는 것이다. 산을 오르든 근육을 찢든 최선을 다하며 가면 된다.
글에 대한 공감 피드백은 무한한 가치다
날지 못하는 거위가 결국 별이 되어 세상을 밝힐 것이며
아부지와의 시간들이 진한 치유의 빛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며
사람 사이 거리가 상처의 덧남이 아닌 꾸둑꾸둑 딱지로 떨어지는 힘을 기르게 할 것이며
진땀나게 몰입하며 자신을 초월하여 새롭게 태어나는 경험이 계속 될 것이며
경계에서 방황하는 것이 진화와 성숙인것을 깨닫는 삶의 여유로 이어질 것이며
표리부동의 불안과 능력의 부재에 대한 갈증에 끊임없이 노력하게 될 것이며
삼백스물다섯개 단어의 반항이 고요하게 자신을 극복하는 미래로 이어짐을 확신하며
아버지의 아름다운 소풍길을 깊은 눈과 마음으로 바라보며 응원하며
헐렁한 편안함으로 매일 충전하여 세상을 향한 마음에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며
삶의 다양한 당황들을 자연스러운 길 안내로 받아들이는 긍정의 힘을 더 믿게 될 것이며
사소한 이유로 사람들의 마음과 생명에 대한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다독일 것이다
작은 순간 하나도 기억에 남은 날이다
지난 3개월 동안 꾸준히 글쓰며 완주한 작가들의 이름을 넣어 상장을 만들어 온 캡틴의 세심함에 감동했으며 시간을 잘 구성하여 안희정 작가님의 짧은 북토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출간의 경험들을 나누었고 큰 목차 하나 하나에 들어있는 주제 선정 과정도 무척 흥미로웠다.
북마커에 예쁘게 찍히는 메시지, '당신의 빛나는 순간'을 느끼며 가슴이 뛰었고, 북마커 사진의 푸르게 신비한 오로라를 꼭 보러 가리라 다짐도 했으며, 읽어둔 페이지에 '철썩!' 붙는 자석 북마커의 상쾌한 소리에 혼자 키득거리며 기쁨을 더했다.
장하늘 작가님이 가져오신 '꿈꾸는 낭송 공작소'에 이숲오 작가님이 싸인을 해주실 수 있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멀리서 오신 하늘 작가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나는 권수호 작가님의 '버티고 있어도 당신은 슈퍼스타,' 안희정 작가님의 '마지못해 사는 건 인생이 아니야'에 싸인을 받았다.
이숲오 작가님의 '꿈꾸는 낭송 공작소'랑 '성우의 언어'에 기필코 싸인을 받고 말테다!
'나'라는 필터 구멍을 넓히는 시간을 마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보는 나 자신은 항상 어눌하고 낯설고 부끄럽고 거슬리고 부족하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성큼 밖으로 나갔다 오면 이전의 나와 이후의 내가 확연하게 달라져 있음을 느낀다. 이런 것들이 살아가는 힘일거다 느끼며 다음을 기약하게 된다.
다음에도 큰 용기가 났으면 좋겠다.
사진 - 북마커, 라라크루 굿즈 by 희수공원, 합평회 배너 by SH KWON
#라라크루 (1-3) #라라라라이팅 나의 지평을 넓히는 일, 오프라인 합평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