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매거진은 청바지가 아니다
검정 봉다리
한우 채끝 등심
by
희수공원
Dec 17. 2023
뼈가 골절
되
면
무엇을 먹어야 좋을까
친구의
아
픈 발가락은
무엇을
먹
고 싶을까
검색하니 소고기라
친구 집 앞
축협 매장에 갔어요.
한우 세일한다니 두리번두리번
예쁜 소고기 골라 봅니다.
검정 봉다리에 툭 넣어준
한우 채끝 덜렁 들고
친구 집에 들어가자마자
배고프다 소리 질렀습니다.
뒤져 내놓은 프라이팬 위에
지글지글 채끝 스테이크가 익어요.
우리 시간 중 가장 기뻤던 건
가져간 검정 봉다리를 위한
모든 스테이크 플레이팅이 가능한
내 친구의 멋진 주방이었어요.
큰 접시, 앞 접시, 포크, 나이프,
물 담은 와인 잔도 행복
이
어라
냉장고
열어젖혀 스캔합니다.
썰어둔 파프리카 색색으로 얹어요.
초록초록 브로콜리도
옆
으로 뉘어주고
한편에 걸어둔 바나나
껍질 벗겨 싹둑싹둑 떨궈줍니다.
소복한 하얀 소금이랑
까맣게 뿌린 후추에
육즙 풍성한 채끝도
행복했을 거라 믿어요.
어떤 맛난 걸 먹을까
외식할랬던 친구가
오늘은 내 검정봉다리에
띠옹 놀랬을까요?
부러진 뼈
어서 붙어라, 얍!
친구야,
오늘 행복했음 좋겠어.
우리 다음에도 행복할 거야.
이젠 다치지는 말고!
다음 검정 봉다리는
대왕 가자미로 해볼까?
사진 - 친구네 집 별안간 채끝 등심 스테이크 20231216
keyword
친구
골절
소고기
28
댓글
4
댓글
4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희수공원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수의서재
좋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글을 씁니다.
구독자
269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모르는 오늘
눈부신 후회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