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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Dec 17. 2023

눈부신 후회

0553

전력질주를 하고 숨을 고른다.


기록을 확인하니 다소 못 미친다.


다시 뛸 요량으로 몸을 추스르고 맘을 다잡는다.


본디 후회後悔는 잘못됨을 깨닫고 뉘우침이다.


그러나 나의 후회後懷는 사뭇 다르다.


충분히 하고 나서 뒤에 품는 마음이다.


나름 최선으로 하느냐 주저하며 하지 않느냐

이전에 마음을 뺏기느냐 이후에 마음을 쓰느냐

나의 판단을 불신하느냐 나의 소신을 신뢰하느냐


없는 단어라면 만들어서라도 지녀볼 일이다.


그래서 내게는 후회마저도 눈부시다.


https://brunch.co.kr/@voice4u/491

되새김질은 소보다도 우리네 마음이 잘하는 짓이다.


이미 삼키고도 소화를 유보하는 게 마음이다.


그렇게 무수히 먹었던 마음이 살로 갔다면 코끼리를 목걸이로 단 공룡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기왕 들어앉은 마음이라면 옥석으로 단장한다.


비슷한 마음도 배치에 따라 빛과 결을 달리한다.


잘 고쳐 잡는 것은 나를 지키는 일이다.


거기에서부터 마음샘이 솟기 시작하고 마음길이 나기 시작하고 마음밭을 갈기 시작한다.


어차피 그곳을 누리고 누비고 다닐 이는 나 자신이다.


아무리 가진 것이 빈약해도
마음은 누추하게 만들지 말자


https://brunch.co.kr/@voice4u/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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