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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Jan 11. 2024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선택, 스스로 사는 거야 [no 스포일러는 없다]

원래 흐린 것

전설은 그런 거야

전설을 믿는 사람들에게만

또렷하게 각인되어 남는 그런 것


개봉은 1998년

내가 본 건 2024년

내가 바쁘게 산 이십여 년

그의 전설이 묻혀 떠돌다가

나에게 돌아와 통곡을 했다가

살아가야 할 큰 방향을 가르쳐주고


어떤 '때'

뭐든 때가 있다고 믿어

똑같았던 단 한 장면에 오열하며

내 10대 절망의 그늘, 한 장면

자연의 흐름을 타고 이제는 생각도 하지

시동 꺼진 자동차에 한 시간도 넘게 앉아

나이 든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내가 그랬었구나


시간

치유한다는 걸 알아

세상의 시간으로 잘 숨어들어

외로운 사람들, 상처와 욕망을 낱낱이

토하고 쓰고 또 쓰고, 토하고 쓰고 쓰고

다 들춰낸 관음증에 고개 돌리게 해도


그런 거 말고

눈으로 사는 세상

마음의 조용한 그늘로 남아

사랑한다면, 여운으로 따라가는 고요

본능을 눌러가며 가득 채우 줄 아는 기품


나는 그런

사람을 기다리겠어

1900의 음악이 가득 퍼져

그녀에게로 사라져 갔던 공기가

뜨거움으로 그녀에게 닿았던 순간이

들리는 말 보다 보이는 글 보다

더 애타는 슬픔의 경계임을

아는 사람을



피아니스트의 전설 (The Legend of 1900, 1998, 2002, 2020, 2023) - 소개 및 자료 by 나무위키

https://youtu.be/Lr6OwCxfRa8?si=xEyTcPLEONxL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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