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허구, 허구의 글
소설쓰며 끝 없는 방황
왜
처음부터
나를 쓴다는 것을
시도하지도 않았는지
왜 쓰는 건
진실이어야 한다고
고집스러웠는지
왜 진실은
한 치의 오차도
허락하면 안 된다
믿었는지
어른이 된 지도
훨씬 시간이 지나서야
오랜 철없음에 탄식한다
나의 소설이
과거 한 편의 나를
독하게 찢어내 불을 붙여
내 상상을 얹었으니
슬프게 읽히더라도
그냥 받아들이고 나서
아프면 된다
내가
누군가의 글에 빠져
사랑한다고 착각하면서
나를 잃으며 방황할 때
그건 글의 환상에 끌렸을 뿐
진실은 저만치 서서 나를
비웃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너무나 느린 시간이다
너무나 비린 잔상이다
글은 그저 글일 뿐
진실이 되기는 어려워
나의 살점 한 점을 뜯어내
글 속에 진실을 묻고
허구의 망상을 빚으며
나를 완성해 간다
그게 허구인지
허구가 진실인지
진실이 소설에 묻혔는지
묻힌 게 망상의 씨앗인지
아무도 모른 채
글이 온다
내가 간다
내 글이 간다
내 진실이 운다
내 글이 진실이란다
내 진실이 삶의 허구로 핀다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