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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Jan 28. 2024

글의 허구, 허구의 글

소설쓰며 끝 없는 방황

처음부터

나를 쓴다는 것을

시도하지도 않았는지

쓰는 건

진실이어야 한다고

고집스러웠는지

왜 진실은

한 치의 오차도

허락하면 안 된다

믿었는지

어른이 된 지도

훨씬 시간이 지나서야

오랜 철없음에 탄식한다


나의 소설이

과거 한 편의 나를

하게 어내 불을 붙여

내 상상을 얹었으니

슬프게 읽히더라도

그냥 받아들이고 나서

아프면 된다


내가

누군가의 글에 빠져

사랑한다고 착각하면서

나를 잃며 방황할 때

그건 글의 환상에 끌렸을 뿐

진실은 저만치 서 나를

비웃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너무나 느린 시간이다

너무나 비린 잔상


글은 그저 글일 뿐

진실이 되기는 어려워

나의 살점 한 점을 뜯어내

글 속에 진실을 묻고

허구의 망상을 빚으며

나를 완성해 간다


그게 허구인지

허구가 진실인지

진실이 소설에 묻혔는지

묻힌 게 망상의 씨앗인지

아무도 모른 채

글이 온다


내가 간다

내 글이 간다

내 진실이 운다

내 글이 진실이란다

내 진실이 삶의 허구로 핀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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