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수공원 Jan 25. 2024

[공연] 브라질리언 나이트

조은정 콰르텟 - 보싸노바

브라질 재즈 공연 in 종로 반쥴 위스키 바


지난 9월 재즈가가요 이후 민세정과 곽지웅의 팬이 되었다. 위스키 바에서 이루어진 보싸노바의 낯선 매력을 만났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빙이라는 브라질 작곡가도 알게 되었다. 리더인 베이스의 조은정이 곡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며 흥겹게 이어 나갔다. 밝은 뮤지션이다.


음치라면서 노래도 부른 조은정은 음치라기보다 흥이 많고 수줍은 보컬 같아 귀여웠다. 특히 그녀의 베이스는 다른 미국 재즈의 베이스보다 훨씬 저음의 소리가 강하게 귀에 꽂혔다. 백그라운드가 아니라 주연이었다. 베이스는 가슴속 깊이 천천히 흘러 들어오는 매력이 있다. 


역시 민세정은 재즈 피아니스트다. 지난번 재즈 쇼케이스 공연보다 빠르고 강렬해서 저절로 얼굴 표정을 변하게 했다. 흔들흔들 눈감게 한다.


곽지웅의 퍼커션은 항상 궁금증을 부른다. 어떻게 저 리듬을 저렇게 치는 걸까. 그의 흔들리는 손발과 고개의 움직임, 그리고 밴드 멤버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조화하려는 눈빛까지 매력 있다. 드럼은 마법의 리듬이다.


라이브로 하프는 처음 들었다. 기화의 하프가 시작되자마자 매우 청량하고 바삭한 소리에 놀랐다. 느릿한 클래식 하프 소리만 온라인으로 들어본 기억에 재즈로 바뀐 음들이 밴드와 같이 조화로워 놀랐다. 


바로 1미터 앞에서 색소폰을 들으니 저절로 발리듬 손리듬을 맞춰가며 눈을 감고 춤을 추게 된다. 색소폰의 강약의 이음이 무척 자연스러워 신기했다. 유명한은 표정이 없다. 심각한 무표정의 연주가 매력 있는 뮤지션이다.


블라질 재즈는 리듬을 서로 맞추기 어렵다고 들었는데 뮤지션들이 자기 자리에 바로 들어와 균형을 이루는 음들이 신기했다. 조은정의 목소리가 내는, 노래도 아닌 랩도 아닌 낮은 추임새는 마치 영혼으로 연주하는 것 같았다. 흥겨움과 뜨거움이 세포를 하나씩 채우는 느낌은 공연을 더 깊고 흥분된 분위기로 만들었다. 


술을 마시지 않을 사람은 3층의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해서 가지고 올라오면 된다. 나는 에스프레소 도피오를 마셨다.


공연 자율 기부 시스템


마지막 곡을 할 때 팁 박스가 돈다. 현금도 되고 카드도 된단다. 하지만 대부분 현금으로 내는 것 같았다. 나는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데다 공연 후불 팁 문화를 몰라서 공연 후 카운터에 가서 카드로 냈다. 


보통 1시간 30분의 공연을 지금까지 내가 어느 정도를 내고 보았는지 생각해서 내 맘대로 냈다. 2월 민세정의 공연 티켓 비용이 힌트가 되었다. 


특별 에피소드 - 하프와 강아지


재즈 하프를 처음 듣게 되어 신기하고 특별했고, 동영상 4~5초쯤 나오는 강아지(이름이 '여름'이었던 듯...)가 내 옆에 자꾸 와서 앉아서 강아지 목이랑 등을 두드리며 흔들거렸다. 강아지들은 나를 좋아한다. 나의 전생이 의심된다. 강아지도 블라질리언 나이트를 즐기는 것 같았다.


공연 뮤지션들 - 민세정(피아노), 조은정(콘트라베이스), 유명한(색소폰), 곽지웅(퍼커션), 기화(하프)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빙의 보사노바 음악 - 진한 어제의 라이브 공연보다 잔잔하고 따뜻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Time,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