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살아있고자 하는 집착은 참으로 집요하다.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니 자문하면서도 그래도 지금 살아있으니 최선을 다하는 게 삶에 대한 도리라며 작고 사소한 내 생명 장치의 버튼을 꾹 누른다.
내 밖의 오염도
투명한 공기의 오염도를 확인해 가며 피난 다니듯 산지는 꽤 오래되었다. 어떻게 조절할 수 없는 투명한 존재, 내가 숨 쉬는 이 공기, 나에게 흠뻑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이 투명의 오염을 눈으로 측정할 수 없으니 문명의 혜택을 누린다.
WHO 기준의 미세먼지 측정기는 내가 들이마셔야 할 공기의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의 농도를 알려준다. 저 초록불이 주황색이나 빨간색으로 깜빡이면 주섬주섬 짐을 싸서 피난을 간다. 산으로 피난을 가면 제일 좋겠지만 도시의 카페는 공기질이 천차만별이라 그나마 조금 큰 공간에 공기청정기가 여러 개 달린 곳으로 가는 것이 좋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투명에 싸여 아무리 방송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어쩌니 저쩌니 해도 별 상관하지 않는다. 공기가 오염되는 것을 실제 확인하며 사는 사람들은 소수라서, 도시에 살아도 나처럼 광산의 카나리아처럼 예민하게 증상이 발현되는 사람만 전전긍긍 피해 다닐 뿐이다.
그날 스타벅스 경동 1960의 공기는 내가 몇 시간 동안 앉아 글을 써도 될 만큼 청정했다. 고마웠다.
내 안의 오염도
밖의 오염도만 확인하며 피해 산다고 잘 사는 건 아니다. 밖의 오염도에 따라 내 안의 오염도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 건 맞다. 내 안의 오염도는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느냐와 상관이 있을 것이다. 지금 내 마음을 갉아먹고 있는 두려움, 공포, 걱정이 있다면 내 안의 오염 지수는 높아질 것이다.
나는 내 안의 오염지수가 높아질 때마다 티벳 속담을 꺼내 든다.
If a problem can be solved, there is no use worrying, and if it can't be solved worrying will do no good.
해결될 문제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고, 해결 안 될 문제라면 걱정해도 소용이 없다.
이 속담은 두려움, 공포, 걱정을 다시 한번 가늠하도록 도와주고, 해결 안 될 문제라면 그에 대해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에 대해 전략적으로 생각하도록 도와주니 내겐 삶의 큰 위안이며 동반자이다.
내 안의 오염지수를 부단히 낮추려 노력하며 사는 삶이 생산적이고 건설적이다. 내 오염지수를 낮추고 삶의 동기를 듬뿍 부여해 주는 명언 하나를 깊이 곱씹어본다.
Life is 10% what happens to you and 90% how you react to it. - Charles R. Swindol
인생이란 10%는 일어난 일, 90%는 그에 대해 대응하는 방식들로 이루어진다. - 찰스 알. 스윈돌
내가 내 인생에 대응하는 바로 지금 이 방식이 내 안의 오염도를 낮춘다고 믿는다.
#라라크루 금요문장 공부 #라라라라이팅 - 내 밖과 내 안의 오염도는 조절 가능하다. 해피 설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