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수공원 Feb 02. 2024

검정 핑크 파랑 생일

나의 세 가지 색 생일과 숫자 '2'의 강박에 대한 이야기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오전 8시, 메시지 예약 전송인 것 같았다. 매년 이 메시지를 십여년간 받았을텐데도 항상 흠칫 놀란다.


'오늘이 내 생일이구나.'


서류에 기록된 내 생일 2월 2일, 그래서 내가 2를 좋아하나 하는 생각이 팝업 창 같이 튀어 오른다. 그래도 축하한단 메시지는 언제나 기쁘다.


나는 2월을 좋아하고 12월도 좋아한다. 2월 22일을 혼자서 기념하고 12월 22일도 왠지 특별한 날 같아 기분이 좋다. 나에게 셀프 선물도 한다. 맛난 것도 먹는다.


2022년 2월 22일 22시 22분 22초에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뜬금없는 강박의 과거다. 내 생애 2가 가장 많은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치밀하게 클릭해 쫄깃함을 저장했다. 최선을 다해 22초에 '발행'을 눌렀는데 초까지 시간이 뜨진 않는다. 이상한 강박에 도파민 뿜뿜!

서류 생일 -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관공서 공지형)

음력 생일 - 마미 해피 벌쓰 데이 (가족의 축복)

양력 생일 - 생일 축하해, 행복해 (나에게 내가)


오늘도 하루 종일 축하해야지! 우훗!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