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살아갈 지구가 아플까 봐 걱정합니다. 웬만한 건 사지 않고 만들어 써요. 뚝딱뚝딱 만드는 거 좋아해요. 제가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곳에 제가 만들어 단 TV 광고판 이야기 하려고요.
누군가 교체 후 버린다는 32인치 TV를 얻었어요. 벽걸이용이라 뒤에 브래킷을 달 수 있는 곳 나사 4개를 뭔가에 이어서 저의 작은 공간 가벽 기둥에 달면 되겠더군요.
집안을 샅샅이 뒤졌지요. 눈대중으로 대강 맞을 만한 원형의 고기 구워 먹는 불판을 찾아냈어요! 오호, 나사 구멍 4개 중 3개가 딱 맞습니다!
불판의 긴 세로 구멍에 뭔가 끼워서 기둥에 나사를 치고, 무게를 지탱하도록 받쳐주면 되겠어요.
마트를 돌다가 스크루 박을 구멍이 숭숭 있는 소형 스테인리스 집게를 샀지요. 기둥 두께만큼 접어서 꾸역꾸역 불판 구멍에 끼웠습니다. 와우, 성공이에요!
다용도실에 넣어 두었던 행거 부속 기둥 두 개를 찾아냈어요. TV 아래를 받쳐주면 모두 세팅되는 거예요.
이쯤에서 '과연 작동이 잘 될까?' 가슴이 두근두근...
자, 재료 점검 해봅니다.
1. 안 쓰는 벽걸이용 TV
2. 구멍 숭숭 난 고기구이용 불판
3. 기둥에 맞는 스테인리스 소형 집게 (4,600원)
4. Smart View 기능이 있는 공기계 휴대폰
5. TV와 휴대폰을 연결할 HDMI 연결 케이블
6. 공기계 휴대폰에 설치된 전광판 앱
기둥에 스크루 박을 땐 무거워서 역시 혼자서는 안되네요. 처음엔 제 아이디어에 시큰둥하던
가족들이 몰려와서 받쳐주었어요.
공기계 휴대폰에 전광판 앱을 설치하고 TV와 HDMI 케이블을 연결한 후 TV를 켜서 HDMI에 맞추고
휴대폰 Smart View 기능으로 연결합니다.
전광판 앱에 문구를 넣고 Start!
오, 밖에 나가서 보니 슬라이드 촵촵 넘어가며 글씨도 잘 보입니다.
작지만 뭔가 움직이고 있다는 게 모자람을 느끼던 간판에 조금 위안이 되었어요. 아래층 인테리어 사장님께서도 완전 잘 설치했다며 칭찬하신 작품이랍니다.
그런데... 호기심 많은 4학년 아이가 쓰윽 바라보더니 한마디 합니다. "선생님, 저거 고기 구워 먹는 거 아녜욧?"...... "어맛! 너네 집에도 저거 있니? 완젼 짱이지?" 제가 뭔가 만들고 나면 아이들과 흥미로운 대화거리가 되니 더욱 신나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지구를 아껴 쓰고 있다는 자부심이 듬뿍 솟았던 시간이었습니다.
#라라크루 (1-2) 화요 갑분 글쓰기 #라라라라이팅 - 우리 아이들을 위해 지구를 아껴 써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