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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Feb 05. 2024

면접 가는 길

0603

면접을 보러 가는 중이다.


상근직도 아닌데 요구하는 서류들은 산더미다.


온통 나를 증명하는 것들이지만 나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기에 면접까지 왔다.


거짓을 적은 사항은 전혀 없으나 이게 나일까를 짚어보면 낯설고 어색하다.


세 명의 최종면접관은 무엇을 알고 싶어 할까.


인상일까

의욕일까


이쯤에선 실력보다 매력일 게다.


실력은 인성을 추정하며 평가절하할 수 있으나 매력은 사로잡히면 둘러댈 핑곗거리가 궁하다.


이때의 매력은 외형보다 내면에서 내비치는 기운.

발화적 태도

내용의 진정


조급하게 장점의 피력에 집착하지 않는다.


https://brunch.co.kr/@voice4u/536

문을 나서자 비 같은 눈이 내린다.

눈 같은 비이기도 하다.

선택받기 위하여 양자택일해야 한다.


서류보다 나의 눈을 더 오래 쳐다본 것 같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관심(호기심 비슷한 건지도)의 시선이다.

질문이 제안으로 넘어간다.

자기 고민을 나에게 넘기나 싶었으나 수준 높은 질문이라 오해하고 성실하게 쥐어주었다.

기대보다 진지하고 신나 하는 지원자를 보며 면접관들은 패턴을 팽개치고 나와의 접점을 내세워 자기 피알도 서슴지 않는다.

냉정을 저버리는 건 경쟁자들 중에서 내가 동떨어진 부류 거나 이미 앞에서 선발이 완료된 것일 게다.

당락이 나의 행복과 무관하지만 소통단절은 나의 즐거움과 밀접하다.

이 순간이 즐거워야 한다.

아무튼 그 점에서는 마음껏 즐기고 재밌었다.

너무 화기애애해서 나오면서 면접관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뻔했다.


대기실에 넘치는 지원자들의 눈빛들이 절실하다.

나보다 절박한 그들 중 가장 딱한 이가 되어도 나쁘지 않겠다.


모처럼 나를 소개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내가 나를 가장 잘 모르고 잘 부끄러워한다.

아닌 척을 못하니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더 부끄러워 난감하다.


오늘 면접은 서로간inter에 잘 보았다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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