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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Jul 13. 2023

영화관 슈퍼 울트라 빌런

100 데시벨 '실례합니다!!!'

톰 아저씨의 개봉은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일단 뻥! 뚫려요!


평일 오전이니 영화관에 사람 별로 없습니다.


2시간 40분이라니 몸과 마음을 모두 비우고 임파써블 미션으로 충전 준비 완료하여 자리에 앉았어요. 앞에 세 사람쯤 앉았지만 의자 높고 ScreenX 3면에 쏘아지는 크고 긴 화면에 모든 기대 장착 끝!


영화 시작했는데 앞에 어린? 젊은? 20대 초반 쯤의 아이 하나가 스마트폰을 켭니다. 제 한쪽 눈자위가 빛으로 노래지고 머릿속도 노래지고... 슬슬 성깔도 노래집니다.


헉! 이 사람, 영화를 녹화하고 있네요!!!


제 꼭지가 치솟으면서 벌떡 일어났어요.


제가 낼 수 있는 최고의 데시벨로 목소리를 끌어올렸습니다.


"실례합니다!!!"


화들짝 놀라 스마트폰을 접더군요.


이때 뭐라고 했어야 더 적절했을지 생각조차 할 시간도 없었어요. 제 입에서 나온 건 고작, '실례합니다!!!'라니 뭔가 싱거운 듯도 했습니다.


곧 일어나더니 저를 흘낏하며 지나갑니다. 뭘 봐! 짜샤!


옆에 앉아 있던 남편도 같이 쳐다봐 줍니다. 남편 덕에 저 무사한 걸까요?


사실 이 녹화맨이 들락날락 할 때마다 쫄아서 두 다리에 힘 빡 주고 있었어요. 이게 공격이라도 하면 뻥 차서 저 앞 빈좌석 위로 날려버릴 테다 그러면서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톰 아저씨에게 집중 못한 구간들이 여럿 아쉽습니다.




남편은 살짝 나가 직원에게 말하지 뭐 하러 직접 상대를 하냐고 했지만, 톰 아저씨 장면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요. 이래 저래 집중 못할 바에야 정의를 실현했다 뭐 그러는 거죠!


이러니 남편이 저보고 '그러다 객사(客死)한다' 하는가 봅니다. 제가 너무 경솔했던 걸까요?


만일 제 아이가 영화관에서 이런 상황을 마주한다면, 조용히 직원에게 일러주라고 말해야겠어요.



사진 출처 https://www.lifestyleasia.com/hk/entertainment/mission-impossible-7-dead-reckoning-upcoming-release-posters/

삽화 Yoonas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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