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처음은 어디일까 어떻게 시작할까에 대한 언어 습득 이론부터 그 언어가 꿈틀거리는 우리 두뇌의 부분들이 빛나는 곳을 들여다보며 지식을 확장하는 언어와 두뇌가 주제였다. Roger Sperry가 노벨상을 받은 분리 두뇌의 메커니즘을 살피고 실제 머리를 감촉해 보았다.
어디쯤에 말을 이해하는 뇌가 자리하는지 어디쯤에서 명령을 받아 말이 형태를 갖추어 몸 밖으로 나오는지에 대해 머리의 가장 외부 피질을 꾹꾹 눌러가며 여기에 브로카, 여기에 베르니케 하며살펴보았다. 헬멧 꼭 써라. 왜 측두엽을 보호해야 하는지 왜 전전두엽을 귀하게 감싸야하는지를 우스개 소리처럼 흘렸다.
수업 자료
교재에는 언어 습득의 일부만 소개되어 있어 언어 습득 관련 두뇌 실험 자료와 함께 내강의 추가 자료를 시스템에 올렸다. 나는 교재를 정리한 강의 ppt는 시스템에 올리지 않는다. 학생들은 교수자가 올려준 최소한의 자료만 공부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교재 및 부교재 정독이 전체적으로 제대로 이루어져서 강의가 쉽게 복습되기를 바라지만, 보통 학생들은 강의실에 들어와 교재를 들춰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해당 장이 중요한 개념을 많이 담고 있으면 미리 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불시에 예습 퀴즈를 보기도 한다. 학생들에 대한 교수자의 기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처절한 방편이기도 하다. 퀴즈나 시험을 무기처럼 쓰고 싶지 않다. 딜레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강의를 들으며 무음 카메라로 촬영을 한다. 이를 인터넷에 유포하면 불법으로 성적을 받지 못하므로 개별적으로 쓰겠지 하지만 마음은 불편하다. 보통 카메라 촬영을 금지한다.교재를 사고하면서 폭넓게 읽고 흥미로운 부분을 더 연구하고 자료를 찾아보고 수업에 참석하면 얼마나 좋을까. 능동적으로 하지 않으면 과제와 수업 활동의 줄다리기가 된다.
여집합
교재의 해당 장과 부교재의 정독 부분을 미리 공지하고 있다. 필수로 읽어야 할 부분은 해당 부분을 제대로 학습하기 위한 기초다. 그 위에 자신들의 사고를 쌓고 응용과 확장을 해야 한다. 학생들은 보통 텍스트와 그 직접적인 의미만을 익히는데 집중하기 쉽기 때문에 여집합의 개념을 이야기했다. 눈에 보이는 텍스트를 이해하고 외우는 것을 떠나 더 큰 것을 보아야 한다. 텍스트 이외의 세상은 텍스트의 여집합이다. 글자보다, 글자를 품고 있는 더 큰 세상을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성인인 대학생이 기꺼이 보내야 할 시간이다.
나는 부교재를 통해 이 여집합을 실체화하여 학생들의 땅을 넓혀주고 싶다. 오늘의 커버 사진은 '성우의 언어' 부교재의 텍스트 여집합의 일부분이다. 광활한 보라다.
언어의 소리
6주 차는 선거일 공휴일이라 동영상 자료를 탑재하여 학습을 한다. 학생들이 집중하도록 여러 장치를 넣을 생각이다. 가장 흥미로운 언어의 소리, 음성학을 동영상 강의로 시작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기대하며 부교재로 집중하기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해서 나 또한 더욱 꼼꼼하게 자료를 구성해야 한다. 지난 학기 내내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짜고 여러 번 읽었지만 학생들의 이해도와 나의 방향 안내가 앞으로의 논의를 더욱 깊게 하리라 믿는다. 학생들이 각자의 여집합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놀기를 바란다.
부교재
1부 성우는 언어에 무엇을 담아내는가는 6개 주제를 모두 정독하고, 제2부 성우는 텍스트를 어떻게 다루는가에서는 '중심 감정과 세부 감정, ' 제3부 성우의 언어는 어디까지 꿈꾸는가에서는 '감정보다 감성, ' '목소리 디자인'을 읽어야 한다. 교재 제4장 언어의 소리를 모두 커다란 원으로 아우르는 아름다운 주제들이다. 특히, 음성학의 초분절적 요소들은 부교재의 감정, 감흥, 텍스트의 이중성을 짚으며 언어를 사용할 때 느낄 수 있는 겹겹의 다른 소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가능하다. 3부 '목소리 디자인'의 보이지 않는 맥락까지 들여다보며 언어의 소리를 마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