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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Apr 11. 2024

눈물의 앞뒤

[영화] 해피아워 by 하마구치 류스케 / 괴상하고 무리한 후기

[no 스포일러는 없다]


코끼리 위로 음악이 겹쳐질 때부터 눈물이 펑펑 났다. 대체 이 주제가 뭐냐며 온갖 투정을 부렸다.


너무 숨차서... 미치겠네요.


감동해서가 아니라 화가 났다. 적극적이지 않은 삶, 흘러 흘러 질질질질 내버려 두는 시간들에 미치는 줄 알았다. 그렇게 두 시간을 보내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리고 나머지 세 시간 이십 분, 피아노, 첼로가 흐를 때마다 여지없이 눈물이 났다. 그런데 경이로운 건 눈물 색깔이 모두 다르다는 거다.


제 삶이 경솔해서 미치겠네요.
추천하신 분께 사과합니다.




이틀 전 한 작가님의 글을 읽고 글을 다시 마음에 심으며 빚을 졌노라 댓글을 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잠시 멈추는 것

길을 내는 자신

고유한 속삭임

다정한 다독임



영화가 끝날 때쯤 그 작가님으로부터 받은 답글은 해피아워가 제게 남긴 큰 메시지와 같았습니다. 제가 견뎌야 할 여백을 남겨 둡니다. 공백이 아니라 여백으로 받아 둡니다.


아름다운 일상

놀라운 삶


제 눈물의 경계에는 음악이 있었습니다. 코끼리 눈썹을 바라보면서 눈물이 시작되었죠. 제 삶이 제게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을까요? 말로 하지 못한 것들과 글로 쓰지 못한 것들을 하기로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쓰고 싶은 글이 있습니다

갖고 싶은 것을 나눕니다


영화 초반 워크숍과 후반 낭독회의 여운을 평생 가지고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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