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수공원 May 07. 2024

동행의 길목

진하게 우려내는 삶

동행을 청해볼게요. 

늘 가슴을 채우는 사람에게요.

지금 용기를 내지 않으면 

하루가 천년으로 지루합니다.

길목엔 좋은 일 신기한 일 가지런해요.

신나는 색깔에 황홀해하며 

놀라운 리듬에 춤을 춥니다. 


먼저 동행을 청하는 용기

마음의 몫에 나머지가 남아도

그대로 진심이면 되는 거예요.

나머지가 다음 몫이 되는 거예요.


눈을 가만히 힘주어 뜨고 

고개를 십오 도쯤 들어보세요. 

세상이 수줍은 듯 앞을 막고서 

풀어 헤집어라 유혹합니다. 


오늘 하루 용기로 온전한 삶 하나

남아있는 시간의 전부가 되니 

채우고 또 채워도 넘치는 마음 


좌판에 벌려 걸린 반건조 명태 

고개를 쭈욱 빼고 앞을 봅니다. 

서로 눈 맞아 차가운 눈 속에 

시린 몸을 견디고 견뎌내고서

차분히 가슴을 찢어 벌려 열고는 

뿌옇고 진한 국물 내놓고 말아 

인생을 진하게 우려냅니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같이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지만

어쩐지 세월 팍팍하지만

길을 같이 걸을 수도

눈길을 같이 밟을 수도요. 


그게 제대로 사는 거란 걸 

오랜 혼잣 길 끝에 알아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감 호들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