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소리

철새

by 희수공원

철로 만든 새를 따라 귀를 막는다. 오른쪽으로 두두두두 들어와 왼쪽으로 디디디디 떠나간다. 상상하지 못한 액수로 뭉친 철제 스테인리스 소리의 날카로움에 한바탕 머리를 흔든다.


오른쪽과 왼쪽 귀 사이의 10여 센티 두개골이 균열한다. 소리가 희미해지면 쩌~어업! 붙어야 할 텐데.




이런 소리를 듣고 싶었다. 식인 상어의 이빨에 꽂혔다가 카라얀의 옆모습에 무방비가 되는 이렇게 가슴 열리는 소리 말이다!

Dvořák: Symphony No. 9 "From the New World" / Karajan · Berliner Philharmoniker, 1966




벌써 며칠 째 아이들이 깜짝깜짝 놀란다. 나도 두 눈의 지름이 가로 세로 같아지는 경이로운 순간이다. 이런 거칠고 불안한 소리를 내는 철새 steel birds의 향연으로 하늘이 바쁘다.


신세계라 하면서

쉰 세기를 맞다가

허튼소리에 멎는다

귓등 때리는 따다닥


걸어가는 위 구름이 휘적휘적 뜨겁다. 달구어진 헬리콥터는 제 몸 식히기에 바쁘니 돌아가는 프로펠러에 휘감겨 두드려 맞아야 하는 구름이 먹먹하다.


뜨거운 것보다 더한 건 어찌할 수 없는 소리다. 두 손으로 귀를 막아도 벌써 오른쪽과 왼쪽 뇌를 잇는 다리 위에 머물며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ㅇㅇ웅웅웅ㅇㅇ


어느 호수 위에서 보았던 꿈쩍도 없이 소리만 굉음이었던 아파치 헬기가 몰아친다. 내리꽂던 그 소리에 이미 그을은 가슴을, 자잘한 수십대의 철새가 삐뚤삐뚤 줄을 맞추지 못하고 당황하며 할퀴고 간다.


소리 따라 내려앉은 기름을 태운 온기가 여전히 따가운 햇살 위에 온도를 더한다.


제대로 따르는 건 좌로 가라는 신호뿐이다.


좌로 계속 가다 보면 지열 폭발

기름 연일 넣다 보면 폭염 가속

수억 지갑 열다 보면 텅 빈 통장

후끈 하늘 보면서 그리 좋으니?


다른 거 바라는 거 별거는 없어!

나 수업할 때 헬기 소리 쉬이잇!

뜨거운 데 소리까지 미치겠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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