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액자에 끼워 Zoom
차분하게 저녁 공기를 마신 산책 후 차를 만들었다. 다른 세상으로 들어갈 준비를 한다. 있음이 풍성한 없음의 존재, 언제나 낯선 그 액자 속으로 들어가 앉았다.
웃고 소리 내고 흔들며 없지 않아요 신호를 보낸다. 없지 않음은 있음이 아니다.
빛을 내는 생명체는 신기하다. 빛의 확신이 있는 존재는 읽을만하다. 읽으며 배울만하다. 배우며 살만하다. 존재를 읽는다는 것은 그 반대편 나 또한 살아있다는 증거다.
빛의 밝기가 다양하고 웃음의 각도도 다양하다. 밝기와 각도에 따라 다른 읽기에 의아하고 반항한다. 창문을 열고 웃음을 열고 번지는 기운을 나누고 나누라는 찌름에 꿈틀 한다. 액자에 갇혀 버튼을 누른다.
웃고 소리 내고 흔든다. 없지 않아요.
줌에서 만나면 평면 스캔만 가능하다. 웃음도 눈빛도 딱 그만큼만. 그래서 안전하게 흐드러지게 쏟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그게 안돼서 너무 미안하다.
밝게 살아 있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게 아닐까. 세상의 존재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돕는 게 리더구나 느꼈다. 가장 밝은 빛으로 자신을 잘 살아내리라는 믿음이 생겼다. 노크하면 열심히 답한다.
웃고 소리 내고 흔든다. 사진 아닙니다.
없음까지 오는 길에 취기가 오른 행복한 하늘이 예쁘다. 미소와 큰 웃음을 지나 아기 돼지 삼형제를 놀라게 한 이야기를 읽는다. 나라를 지키는 미소에 매무새 고치고 바로 앉아 속으로 경례를 했다. 살풋살풋 질문 속에 관심과 사랑이 수줍은 웃음 속에 묻힌다. 90도 각도의 사람들과 사라지는 마술에 아쉽다. 덜 아프게 살자.
피로와 고통을 눈에 묻고 무던히 줌을 실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상하게 못줌의 어정쩡함이 참 대책 없다.
그래도 감사의 마음은 당연히 자연스러운 큰 있음임을 전하고 싶다.
라라크루 줌미팅의 소회다. 다음 미션은 '추상적인 표현을 구체적으로 바꾸기'인데 나는 어째 유턴을 하는지 모르겠다. 마주치고 싶지 않은 현실이 있나 보다 한다. 그걸 이제부터 찾아봐야겠다.
사진 - 가을 산책하다 한 컷 230916
#라라크루5기 (3-1) #라라라라이팅 Zoom에서 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