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수공원 Sep 27. 2023

조급한 새벽

기상 시간

2시 15분


일찍 깼구나. 주방으로 가 진한 커피 한잔, 따뜻한 머그를 감싸며 행복 시작한다. 이른 하루 루틴 마치고 쓰던 노트랑 읽던 책을 뒤적이며 낮으로 가는 길을 채운다. 문득 책꽂이에 누워있는 자료들이 눈에 거슬려 집중하며 정리하기. 이것저것 읽고 배우기. 신나는 하루였어.


4시 40분


오늘 이 두통이 뭐지? 일단 침대에서 나가. 그리고 주방으로 가서 아, 따뜻한 커피 좋아. 거실을 눈감고 돌아다니며 사뿐사뿐 커피 마시기. 하얀 시간의 향기, 하루 종일 같이 있으면 좋겠네. 어젠 변증법에 대해 생각했었지. 하나를 푸니 다른 하나가 더 잘 풀리는 이 느낌이 책 읽기의 기쁨이지. 꽉 찬 하루가 가네.



7시 10분


아, 세상에 지금 일어난 거야? 역시 아침엔 진한 블랙커피, 좋다. 근데 왜 속 쓰림이... 어젠 뭐 했더라. 거실에서 걸어 다니며 커피 마시던 기억이 나긴 해. 분명 긴 꿈을 꾸었는데 뭐였더라. 아, 검정 꿈. 이렇게 늦게까지 잤는데도 왜 개운하지 않을까. 무거운 몸, 다이어트를 해야 할까. 




3일간의 찐한 모닝커피가 내 위장에 실체적인 속 쓰림을 안겼나 하고 풀어진 눈으로 앉아 있다가, 이 3일이 1일이었다는 걸 아는 순간, 새벽을 3분의 1로 나눈 피곤함이 급 몰려왔다. 


만나보지 못했던 비현실이 오늘 나를 어떻게 다룰지 흥분과 걱정의 교차다. 


다시 비 오는 수요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통근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